날씨가 추워지면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찾는 생선이 있다. 바로 뱃살이 두툼하게 차오른 방어다. 바람이 차고 물살이 센 바다를 헤엄치는 제주의 겨울방어가 단연 으뜸인데, 11월부터 2월까지 가장 기름이 많고 맛있는 시기라 인기가 있다. 단백질과 지질(단백질, 당질과 함께 생체를 구성하는 주요 유기물질군)이 풍부해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보통은 일반 회처럼 초고추장이나 초고추장을 푼 간장에 곁들여 먹지만, 제주에서는 조금 다르게 먹는다. 다진 마늘과 매운 고추를 넣어 섞은 쌈장과 먹거나 참기름으로 양념한 밥과 함께 마른 김에 싸서 먹는다.
겨울 메밀과 겨울 무로 만든 빙떡은 제주의 별미다. 메밀가루를 묽게 푼 반죽에 무 나물을 올려 빙빙 감아 만든 빙떡은 담백하고 소박한 맛이라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별 매력을 못 느낄 수 있다. 심심한 메밀 빙떡과 함께 솔라니를 곁들이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솔라니는 제주어로 옥돔구이를 말하는데, 담백한 빙떡 위에 짭조름한 솔라니를 얹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아강발’은 돼지족, 족발을 이르는 제주어다. 아강발국은 돼지족으로 끓인 돼지족탕을 말하는데, 뽀얗게 우려낸 돼지 뼈 국물에 애기 족발과 들깨가루, 메밀가루를 넣어 담백하게 끓인다. 쌀쌀한 기운을 완전히 날려버릴 뜨끈한 영양식이다. 영양이 풍부해 산모들이 출산 후 모유수유를 위해 즐겨 먹던 음식이었다고. 메밀족탕, 돼지족탕 등으로 불린다. 또 아강발을 푹 삶아낸 것도 다른 지역에서처럼 한약재를 쓰거나 단 맛을 더하지 않아 돼지고기 자체의 맛이 살아있고 더 쫄깃하다. 돔베고기처럼 국수에 곁들여 먹거나, 안줏감으로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