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물 돋보기

제주에서는 물도 선물이 된다? 제주의 물부조 문화
독특한 자연환경과 섬이라는 공간적 제약으로 독자적인 풍습과 문화를 가진 제주. 물이 귀한 환경인 만큼 물과 관련된 풍습과 문화가 다양하다.이번 호에는 이웃의 경조사에 물을 선물했던 제주의 물 부조 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 편집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삼다 제주제주물 돋보기 인쇄

용천수 따라 만들어진 제주의 마을들

물이 선물이 된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 옛날 물이 귀했던 제주의 환경과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힘을 합쳤던 제주의 공동체 문화를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람이 사는데 있어 물이 필수인 만큼 물을 길어오는 일은 제주 사람들의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물 긷는 일도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바닷가 가까이에서 용천수가 나오니 무거운 물동이를 들고 보통 1~2km를 이동해야 하는 것은 물론, 바람 많고 돌 많은 제주에서 그 물동이를 들고 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제주 특유의 물 옹기인 ‘물허벅’은 공 모양의 둥근 항아리로 주둥이 부분을 병처럼 좁게 해 흔들려도 물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했다. 전통적인 물 긷는 모습은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나르는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제주는 돌이 많고 바람이 많아 사람이 넘어지거나 바람에 쓰러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등에 물허벅을 짊어지게 했다. 대나무로 짠 바구니인 ‘물구덕’에 물허벅을 넣고, ‘물배’라는 끈으로 짊어지기 편하도록 연결했다.

제주 특유의 물 옹기인 ‘물허벅’
↑ 제주 특유의 물 옹기인 ‘물허벅’

공동체 의식이 담긴 ‘물부조’

이렇게 물을 긷는 일이 어렵다보니 물을 많이 쓰게 되는 동네 잔치가 열리거나 상을 치를 때에는 가족들만으로는 필요한 물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웃들이 나서서 물을 길어다주는 ‘물부조’라는 풍습이 생겼다. 곡식을 보태거나 음식을 해주고 돈을 보태는 것은 물론, 가장 필요한 물을 길어다 주는 것으로 부조를 대신한 것이다. 그 마을에 사는 여성이라면 물허벅으로 물을 2번에서 5번까지 길어다 주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었다고 한다. 주로 결혼이나 초상, 혹은 집짓는 일 같은 큰일이 닥친 집에 물 부조를 했다. 이렇게 큰일을 치를 때 공동체가 나서 서로 돕는 것을 제주어로 ‘수눌음’이라고 한다. 육지에서 말하는 품앗이와 같은 의미이지만 보다 끈끈한 제주의 공동체 문화가 담긴 말이다.

물구덕 지고 비탈길 오르는 여인들
↑ 물구덕 지고 비탈길 오르는 여인들
삼다 제주와 함께하는 즐거운 이야기, 삼다소담

Quick menu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매월 흥미롭고 알찬 정보가 담긴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드립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구독신청을 취소하시려면 아래 [구독취소신청] 버튼을 클릭하신 후 취소신청 이메일을 작성해주세요. 구독취소신청

삼다소담 웹진 구독취소

삼다소담 웹진 구독을 취소하기 원하시면 아래 입력창에 구독신청하신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 후
[구독취소] 버튼을 눌러주세요.
구독을 취소신청하신 경우에는 다음 익월 발행호부터 해당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발행되지 않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구독신청으로
구독 지난호 페이지상단으로이동

삼다소담 웹진

2024년

  • 삼다소담 vol. 46

    [vol. 46]

  • 삼다소담 vol. 45

    [vol. 45]

  • 삼다소담 vol. 44

    [vol. 44]

  • 삼다소담 vol. 43

    [vol. 43]

  • 삼다소담 vol. 42

    [vol. 42]

2023년

  • 삼다소담 vol. 41

    [vol. 41]

  • 삼다소담 vol. 40

    [vol. 40]

  • 삼다소담 vol. 39

    [vol. 39]

  • 삼다소담 vol. 38

    [vol. 38]

  • 삼다소담 vol. 37

    [vol. 37]

  • 삼다소담 vol. 36

    [vol. 36]

2022년

  • 삼다소담 vol. 35

    [vol. 35]

  • 삼다소담 vol. 34

    [vol. 34]

  • 삼다소담 vol. 33

    [vol. 33]

  • 삼다소담 vol. 32

    [vol. 32]

  • 삼다소담 vol. 31

    [vol. 31]

  • 삼다소담 vol. 30

    [vol. 30]

  • 삼다소담 vol. 29

    [vol. 29]

  • 삼다소담 vol. 28

    [vol. 28]

  • 삼다소담 vol. 27

    [vol. 27]

  • 삼다소담 vol. 26

    [vol. 26]

  • 삼다소담 vol. 25

    [vol. 25]

  • 삼다소담 vol. 24

    [vol. 24]

2021년

  • 삼다소담 vol. 23

    [vol. 23]

  • 삼다소담 vol. 22

    [vol. 22]

  • 삼다소담 vol. 21

    [vol. 21]

  • 삼다소담 vol. 20

    [vol. 20]

  • 삼다소담 vol. 19

    [vol. 19]

  • 삼다소담 vol. 18

    [vol. 18]

  • 삼다소담 vol. 17

    [vol. 17]

  • 삼다소담 vol. 16

    [vol. 16]

  • 삼다소담 vol. 15

    [vol. 15]

2020년

  • 삼다소담 vol. 14

    [vol. 14]

  • 삼다소담 vol. 13

    [vol. 13]

  • 삼다소담 vol. 12

    [vol. 12]

  • 삼다소담 vol. 11

    [vol. 11]

  • 삼다소담 vol. 10

    [vol. 10]

  • 삼다소담 vol. 9

    [vol. 9]

  • 삼다소담 vol. 8

    [vol. 8]

  • 삼다소담 vol. 7

    [vol. 7]

  • 삼다소담 vol. 6

    [vol. 6]

  • 삼다소담 vol. 5

    [vol. 5]

  • 삼다소담 vol. 4

    [vol. 4]

  • 삼다소담 vol. 3

    [vol. 3]

  • 삼다소담 vol. 2

    [vol. 2]

2019년

  • 삼다소담 vol. 1

    [vol. 1]

2022년

2021년

2020년

APP
다운로드
오늘그만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