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다크투어리즘,
알뜨르 비행장

알뜨르는 ‘아래의 넓은 들판’이라는 뜻을 가진 아기자기한 이름입니다. 허나 이름과 달리 주변에 있는 콘크리트 건축물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농지 겸 목초지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이곳이 변하게 된 것은 일제가 이곳을 군용비행장으로 이용하면서부터입니다.
일본군은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약 10년간 모슬포 지역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군용 비행장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본은 본격적으로 알뜨르를 전쟁의 전초 기지로 쓰더니 1942년 태평양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이 지역을 본격 요새화해서 군사기지로 활용합니다. 전쟁의 막바지, 일본의 극단적인 전술 ‘가미카제’ 조종 훈련이 이뤄졌다고 전해지는 만큼 섬뜩하고 아픈 역사를 품은 장소입니다. 밭과 밭 사이 곳곳에 20개의 격납고가 있으며 현재는 19개가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격납고가 있는 섯알오름은 제주 4.3사건의 학살 터이기도 합니다. 일제가 만든 폭탄 수용 창고에서 발생한 폭발로 커다란 웅덩이가 생겼는데, 이곳에서 해방 후 많은 무고한 일반인들이 학살을 당했습니다. 평화의 섬인 제주의 아픈 역사를 보듬어주고 기억하기 위한 여행을 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참혹한 역사가 새겨져 있는 장소에서 제주를 보다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위치 :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 이용안내 : 무료, 주차 가능

진영표 수포터즈

↑알뜨르 비행장

제주 오백년 도읍지의 역사,
성읍민속마을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성읍민속마을은 제주 마을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한국의 다른 민속촌들과 다르게 아직까지 실제 마을 내에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육지와 다른 제주의 자연환경, 풍습들이 잘 반영된 가옥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읍리는 원래 제주도가 방위산 3현으로 나누어 통치되었을 때 정의현의 도읍지였던 마을이어서 정의현성 안팎으로 가옥과 문화재가 많아 제주의 역사적 자취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요. 향교, 옛관공서, 돌하루방 등의 유형문화유산과 오메기술, 고소리술 등의 도 무형문화재와 국가 무형문화재인 제주민요도 만나 볼 수 있어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제주가 아닌 진짜 옛 제주를 느끼고 싶다면 성읍민속마을을 방문해보세요!

•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정의현로 19
• 이용안내 : 연중무휴, 무료, 주차가능

↑성읍민속마을

추사 김정희의 자취가 남아 있는
추사관과 적거지

지금은 제주가 최고의 여행지이지만 조선시대에는 많은 이들이 유배를 오는 유배지였습니다. 당정에 휘말린 정치인과 관료, 중죄인들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으면서도 그들의 문학적, 예술적 성취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요. 그중 추사 김정희를 기리는 곳이 바로 추사관과 적거지입니다. 추사 김정희는 1830년 윤상도 옥사사건에 연루되어 약 9년간 제주 대정읍에서 귀양살이를 했는데요, 그동안 추사는 그의 독보적인 글씨체인 ‘추사체’를 완성하고 국보 제180호인 ‘세한도’를 그렸습니다. 그의 유배생활 동안 거주한 집을 추사적거지로 보존하고, 그의 작품과 편지 등을 모아 추사관을 만들었습니다. 건축가 승효상의 설계로 추사 김정희의 삶과 학문, 예술세계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건물이기도 하지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단히 노력하고 성찰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뤄낸 추사 김정희, 그의 삶의 자취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 위치 : 서귀포시 대정읍 추사로 44
• 이용안내 :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 주차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