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물이 청량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실제 맛을 느낀다고 보기는 어렵다. 차가운 온도에 혀의 미뢰세포가 마비되어 느끼는 통각에 가깝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같은 물도 다른 온도로 세팅하면 전혀 다른 맛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온도가 물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맛있는 물은 어떤 물일까? 일본 후생성의 '맛있는 물 연구회'의 발표에 따르면 사람의 체온보다 20~25℃ 낮은 10~15℃의 물이 가장 맛있고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순수한 물이 아닌 경우는 어떨까? 미국의 유명한 물 전문가 마이클 마스카 박사는 물의 탄산 함유량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탄산이 없는 일반 물은 12℃가 가장 맛있고, 탄산이 많이 들어있는 물은 17℃가 가장 맛있다고. 하지만 이는 천연 탄산수의 경우이고,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인공 탄산수의 경우에는 미네랄이 없기 때문에 차갑게 마실수록 탄산의 맛이 강해진다.
그렇다면 커피, 차 등 음료는 어떤 온도가 좋을까? 원두의 상태, 환경, 취향 등에 따라 다르지만 에스프레소의 경우 약 90℃, 핸드드립은 85℃ 정도가 적절하다고 한다. 최근 인기 있는 콜드브루는 물을 데우지 않고 상온의 물로 장시간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홍차의 경우에는 96~100℃, 허브티는 100℃의 물을 쓰는 것이 좋고, 일본 녹차는 71~77℃, 중국 녹차는 77~82℃가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