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쿰다(제주를 품다)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의 돌문화 밭담에서 본향당까지
돌이 만든 섬, 돌로 쌓은 삶.
제주 사람들은 척박한 화산섬에서 돌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만들었다.
마을 곳곳에 첫눈에 들어오는 밭담부터 신성한 공간인 본향당까지,
제주의 돌문화는 단순한 유산이 아닌 살아있는 지속가능한 지혜다.
편집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

바람을 다스리는 밭담, 제주의 생존 지혜

↑ 제주 밭담 전경
제주의 밭담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에서 밭을 일구며 나온 현무암을 쌓아 만든 돌담은 제주 농부들의 생존 지혜가 담겨 있다. 평균 높이 1.2m, 폭 1m 정도의 밭담은 제주의 거센 바람을 막아 농작물을 보호하는 방풍 기능을 한다. 특히 돌과 돌 사이의 빈틈은 바람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세기를 줄여주는 과학적 원리를 담고 있다. 또한 토양 유실을 방지하고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삶의 흔적, 올레담과 산담

↑ 제주 가파도 돌담
제주의 돌담은 주거 공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올레'를 따라 만들어진 '올레담'은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동시에 방풍 역할을 했다. 구불구불한 올레의 형태는 바람이 집 안으로 직접 불어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차단해 사생활을 보호했다. '산담'은 제주의 독특한 무덤 양식으로, 돌담으로 둘러싸인 묘역이다. 화산섬의 특성상 토양층이 얇아 무덤을 깊게 파기 어려웠던 제주에서는 봉분을 낮게 만들고 그 주위를 원형이나 타원형의 돌담으로 둘러쌌다. 이는 가축이 들어와 봉분을 훼손하는 것을 막고, 바람에 의한 침식을 방지했다.

신성한 공간을 지키는 본향당

↑ 제주 본향당
제주 곳곳에는 '본향당'이라 불리는 신성한 공간이 있다.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이 공간은 종종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특히 해안가에 위치한 본향당은 바다와 깊은 연관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제주시 건입동의 '칠머리당'은 영등굿이 열리는 유명한 본향당이다. 이런 신성한 공간은 바다에 생업을 의지하는 제주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례 공간이었다.

기후변화 시대, 돌문화의 현대적 가치

↑ 현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 전통 돌담
제주의 돌문화는 2013년 밭담이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되고, 2014년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자연 재료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건축 방식, 지역 환경에 최적화된 설계, 에너지 효율성 등 현대 친환경 건축이 추구하는 가치를 이미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밭담의 방풍 원리는 현대 건축에서 바람길 설계에 응용되고 있으며, 돌담의 축열 효과는 패시브 하우스의 원리와도 연결된다. 또한 돌담 사이의 틈새는 작은 동식물의 서식지가 되어 생물다양성 보존에도 기여한다. 화산섬의 거친 환경에서 돌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창조한 제주 사람들. 단단하고 변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돌이 제주에서는 사람들의 손길에 의해 유연하게 재탄생하며 삶의 일부가 되었다. 제주의 돌문화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의 결정체로,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한 영감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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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7 May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