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쿰다(제주를 품다)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에만 있는 신구간 그것이 알고싶다
18,000여 신들의 고향, 신화의 섬 제주에
단 일주일 동안 신들이 사라진다!
신구간에 가장 바빴던 제주인의 삶을 들여다보자.
편집실 사진제주관광공사 참고자료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신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시간

↑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본향당
↑ 탐라신화공원 신들의 석상
신구간은 제주의 대표적인 세시풍속 중 하나이다. 신구세관교승기간(新舊歲官交承期間)을 줄인 말로, 관(官)은 신(神)을 가리킨다. 신구세관(新舊歲官)이 교대하는 과도기간이란 의미로, 인간 세상을 관장하는 18,000여 신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지난 한 해 동안 일어난 일을 보고하고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은 후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고 한다. 음력 정월 초순경을 전후하여 대한 후 5일부터 입춘 3일 전까지, 보통 일주일 정도이다.

연중 가장 바쁜 일주일

↑ 초가 지붕 수리
제주인들은 집안 곳곳에 신들이 있다고 믿어왔다. 집안을 지켜주는 성주신, 통시(화장실)의 측간신, 부엌의 조왕신, 집 입구의 문전신 등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고 믿는 토속신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옛 선조들은 신의 눈치를 보곤 했는데, 신의 허락 없이 집을 함부로 고치거나 이사를 하게 되면 동티, 즉 신들의 노여움을 산다고 생각했다. 단, 신구간만큼은 지상에 신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이사나 집수리 등 평소에 금기되었던 일을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믿었다. 육지의 ‘손 없는 날’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제주인들은 신구간에 이사를 하거나, 변소와 외양간을 고치고, 산소를 손보곤 했다. 특히 이사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사를 하는 것은 새로운 가신(家神)들이 관장하는 세계로 인간이 옮겨가는 것이라 여겼다. 신구간이 아닌 경우 여러 가신들에 각각 의례하고 무탈하기를 기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모든 신들이 없는 신구간에 다 같이 약속이라도 하듯 이삿날을 맞췄던 것이다. 기후적으로도 제주 지역은 날씨가 따뜻하고 습기가 많아, 신구간과 같은 아주 추운 날씨에 이사를 하거나 집수리를 하는 것이 위생적인 면으로 봐도 이로웠다. 또한 이 기간은 농한기라 일손을 구하기도 쉬워 집안의 큰일을 해결하는 데 여러모로 용이했다.

오늘날 신구간의 모습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신구간에 이사하는 집이 무려 1만 가구에 달했다. 이사를 나가는 집이 짐만 챙겨 나가면 새로 이사 들어오는 집은 소금과 팥을 뿌려 잡귀를 쫓아내고 집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살림을 시작했다. 신구간이면 동네 곳곳에서 이사하는 진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이삿짐 센터와 가전 매장 등은 1년 중 가장 큰 특수를 누리는 이른바 대목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요즘은 타지 인구가 많이 유입되면서 신구간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도 그 자취가 제주 곳곳에 남아있다. 부동산 매물이 평소보다 많이 나오는가 하면, 가전 매장이나 집수리 센터 등에서는 매년 신구간 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이사철이니만큼 대형 폐기물 배출 건수도 평소보다 20~30% 증가하여 지자체는 대형 폐기물 수거반을 확대한다. 또한 연중 도내 가스 안전사고의 약 20%가 신구간이 속한 달에 주로 발생하기에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이 시기에 앞서 가스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한다.
제주의 텃밭, 우영팟
↑ 가전 매장 신구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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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4 January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