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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속 4·3 유적지를 찾아서
우리나라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그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에는 제주의 아픔이 아름다운 문체로 담겨 있다. 소설 속에 살아 숨쉬는 4·3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자.
편집실 사진제주관광공사 외

표선 해수욕장

P읍에 있는 초등학교에 한 달간 수용돼 있다가 지금 해수욕장이 된 백사장에서 모두 총살됐어. 모두? 군경 직계가족을 제외한 모두. 작별하지 않는다 p220 중
소설은 주인공 경하가 친구의 부탁으로, 한겨울에 제주 중산간 마을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경하와 친구의 대화에 등장한 P읍은 서귀포시 표선면이고, 세천리는 가시리로 추정된다.
제주도와 4·3연구소가 발간한 ‘제주4·3유적’ 서귀포편에 따르면,
1948년 11월 15일 마을이 초토화된 이후 표선국민학교에 수용됐던
주민들 90명이 표선리 버들못 인근 밭에서 학살됐으며,
1948년 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가시리 주민 26명도 표선리 한모살에서 총살됐다고 한다.
한모살은 지금의 표선해수욕장이고,
광활한 백사장과 푸른 바다는 그때의 비극을 깊이 감춘 채 그림 같은 풍경을 드러내고 있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표선 해수욕장

이를테면 아버지가 엄마에게 들려줬다는 주정공장에서 받았던 고문들에 대해서. 계급장 없는 군복을 입고 이북 말을 쓰던 남자가 아버지를 어떻게 다뤘는지····· 작별하지 않는다 p297 중
소설 속 친구인 인선의 아버지와 외삼촌은 4·3 당시 제주항 인근 주정공장에 갇혔었다. 당시 수용자들의 참상이 담긴 곳이 오늘의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이다. 일제강점기 동양척식회사 제주주정공장이었던 이곳은 4·3 당시 최대 규모의 강제수용소로 사용되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군경의 무차별 학살극이 벌어지자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한라산 등지로 피난했던 주민들이 “내려오면 살려준다”는 토벌대의 삐라를 보고 산에서 내려왔다가 주정공장 고구마 창고에 수용됐다. 수용자 중 일부는 전국 각지의 형무소로 이송돼 수감됐다가 한국전쟁이 벌어진 후 이승만 정권에 의해 총살당했다. 주정공장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예비검속으로 끌려온 주민들을 감금하는 장소로 또다시 이용됐는데, 이들 대다수는 정뜨르 비행장 부근에서 총살 당해 암매장되거나 돌에 묶인 채 바다에 던져져 희생됐다. 역사관은 4·3 동굴 유적지와 당시 수용시설, 수감생활 등이 재연·전시되어 있으며, 4·3의 개요와 부당성을 대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위치 : 제주시 임항로 98

표선 해수욕장

이를테면 아버지가 엄마에게 들려줬다는 주정공장에서 받았던 고문들에 대해서. 계급장 없는 군복을 입고 이북 말을 쓰던 남자가 아버지를 어떻게 다뤘는지····· 작별하지 않는다 p209 중
멀리 갈 것도 없다. 경하와 인선의 대화 속에서 나오듯, 제주공항 활주로는 4·3 당시 수형인 사형장으로 불렸던 집단 학살터였다. 4·3평화재단은 2007~2009년 3년간 제주공항 활주로 주변에서 유해발굴을 실시해 암매장된 388구의 유해를 발견했다. 유해들이 3~4중으로 겹쳐 있어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렘을 안고 제주 땅에 도착해 가장 먼저 발 딛는 곳이 4·3 집단 학살터라는 사실은 서글프고 달갑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4·3의 잔해는 아주 가까운 곳에 여전히 존재함을 우리는 늘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위치 : 제주시 공항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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