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풀 해녀학교는 단순히 잠수 기술을 가르치는 공간을 넘어, 해녀들의 삶의 지혜와 공동체 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희망의 터전이다.
이곳에서는 해녀문화 보존과 해양환경 회복을 위해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에게도 해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바다와 함께 살아온 강인한 태도, 서로를 지켜주던 공동체의 힘,
그리고 노래와 공연으로 이어지는 문화적 울림까지—
해녀학교를 통해 제주의 바다에서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내일을 살펴보자.
글 / 사진편집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주한림수협 귀덕2어촌계장이며, 현재 한수풀 해녀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김성근입니다.
제주한수풀해녀학교를 맡게 되신 계기와, 교장으로서 품고 계신 목적이 따로 있을까요?
어촌계장이 해녀학교 교장을 당연직으로 겸하게 되어 올해로 5년째 교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 아니라, 학교의 발전과 해녀문화 보존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해녀 양성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해양환경 변화와 해산물 감소,
해녀 수입 급감으로 인해 미래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가고 싶습니다.
현재 해녀학교에서 운영 중인 주요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특별히 주력하고 계신 활동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은 먼저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잠수 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이후 성게를 채취·가공하거나, 천초를 활용해 우무묵을 만들어보는 등 해산물을 상품화하는 체험을 합니다.
단순히 바다에서 나는 자원을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활과 연결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 특징입니다.
졸업 이후에는 해녀 인턴 과정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해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시는 해녀문화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는 무엇일까요?
가장 본질적인 가치는 공동체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해녀들은 함께 물질하며 안전을 지키고,
일한 것을 나누며 살아왔습니다. 또 해녀노래를 배우고 익혀 공연으로 이어가는 활동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탱하는 문화의 한 부분입니다.
제주에서 해녀가 단순한 직업을 넘어 지역 공동체와 문화의 상징이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해녀는 오랫동안 제주 경제와 삶의 기반이었습니다.
그러나 해녀 인구가 줄고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보존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이루어졌고, 해녀 복지 정책도 확대되었습니다.
지금은 해녀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해녀들이 지닌 삶의 지혜와 태도가 현대 사회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해녀들은 이른 새벽부터 물을 긷고, 밭일과 바다일을 모두 해내며 부지런함을 몸에 익혔습니다.
이러한 생활력은 자손들에게도 이어져 오늘날까지 강인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어려움 앞에서 굴하지 않는 DNA가 바로 현대사회에서도 통하는 해녀들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해녀문화 보존·전승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해녀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신규 해녀를 받아들이는 데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가 들어오지 않으면 해녀문화의 지속도 불가능합니다.
이 장벽을 풀어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이 해녀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 해녀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해녀 공연과 체험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 어촌계에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해녀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이 찾아옵니다.
이런 활동이 해녀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해녀학교를 통해 만들어 가고 싶은 제주 해녀문화의 미래 모습이 있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저는 제주 바다에서 해녀들이 활발히 자맥질하고, 해양환경이 개선되어 해산물이 풍부해지길 바랍니다.
또 해녀노래가 울려 퍼지고, 해녀문화 공연장이 세계 곳곳에 생겨서 전 세계인이 제주 해녀문화를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해녀학교는 제주의 ○○○○다.”라는 문장에 들어갈 단어 하나를 고르신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한수풀 해녀학교는 곧 제주 해녀의 희망입니다.
마지막으로, 삼다소담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제주해녀노래, 미니 테왁 만들기 등 해녀문화를 배우고 싶은 단체, 강의가 필요한 학교, 공연이 필요한 곳은 언제든 한수풀 해녀노래보존회로 연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해녀문화를 알리고 전승하는 일에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