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쿰다(제주를 품다)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의 신앙문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 ‘포제단’
제주도에는 이곳만의 독특한 신앙문화가 있다. 크게 당, 굿, 신구간, 방사탑, 포제단 등이 있는데 그 중 포제단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일종의 마을제이다. 공동체 생활 중심이었던 만큼 마을의 번영과 안정을 기원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오늘날에도 마을단위의 단합을 위해 포제를 행하는 마을도 있고, 납읍리 마을제(포제)가 도(道) 무형문화재 제 6호로 지정, 보전되고 있다.
편집실 사진제주관광공사 자료출처제주특별자치도청 홈페이지

‘포제’와 ‘당굿’

제주에서는 마을별로 오곡풍등과 육축번성, 그리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제인 ‘포제’를 벌인다. ‘포제’는 원래 당굿과 포제가 하나로 합해진 형식이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 남성 주도의 포제와 여성 주관의 무속제인 당굿으로 나뉘어졌다. ‘포제’는 ‘마을제’, ‘동넷제’, ‘거릿제[街祭]’, ‘치성제(정성제)’ 등으로도 불린다.
비록 포제가 유교적 의례를 따르고, 마을의 자치와 관련된 정치적 집회의 성격이 강화되어 있긴 하지만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등을 빌고 집안마다 무사하길 비는 축문(祝文)으로 보아 역시 당신앙(堂信仰)의 변형임을 알 수 있다.
포제
↑포제
송당본당굿
↑송당본당굿

포제를 행하는 장소 ‘포제단’

포제를 봉행하는 장소를 ‘포제단’, ‘마을제단’, ‘포젯동산’이라 부른다. 포제단은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정하는데 흔히 동산(언덕) 위에 있는 곳이 많아 ‘포젯동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포제단은 장방형으로 돌담을 두르고 그 안에 현무암으로 된 장방형의 반석 제단(상석)을 설치해 놓은 것, 반월형 병풍 모양으로 돌담을 쌓고 그 가운데 제단을 설치해 놓은 것, 혹은 두 가지 형이 복합된 것으로 울담을 사방으로 설치하고, 제단 앞에 병풍모양의 돌담을 쌓아 놓은 형태가 있다.
포제단
↑포제단
포제단에 제물(祭物)을 진설(陳設)하는 상석(床石)은 하나이거나 둘 이상이 되기도 하는데, 상석의 수는 제사에 모시는 신격(神格)의 수에 따른다. 둘 이상의 상석을 갖고 있는 포제단인 경우 상석들을 한 울타리 안에 나란히 설치해 놓기도 하고, 울타리 안팎으로 나눠 설치하기도 한다. 제단을 울타리 안팎으로 나눠 설치한 까닭은 모시는 신격들의 위계 때문인데, 높은 신격은 울담 안 제단에 모시고 하위의 신격은 밖에서 의례하려는 의도다.

신의 거처가 아닌 제를 하는 장소

포제단도 당굿에서 신을 모셔 굿을 하는 장소인 ‘당(堂)’처럼 신성한 장소로 여겨져 그 앞에서는 몸가짐을 정갈히 하고 불손한 행위를 삼간다. 그렇지만 ‘당’에서처럼 신이 상주하고 있는 거처로 여겨, 그 안에서 허튼 소리를 하거나 불손한 행위를 하면 신이 노하여 질병을 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두려워하는 일은 없다. 또한 당을 다른 장소로 옮길 때 당내의 돌이라든지 헌납물의 일부를 옮겨 가야 하는 ‘옮겨 모심’ 등의 행위도 없다. 이것은 포제단이 신의 거처로서의 기능은 없고 단지 제장(祭場)으로서의 기능만이 있는 신성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마을에 따라서는 포제단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제단이 없는 마을에서는 해마다 방위를 보아 ‘터진 방위’의 밭을 골라 임시 제장으로 삼거나 마을회관을 제장으로 삼기도 한다.
신이 사는 집 '당'
↑신이 사는 집 '당'
최근 들어 마을제가 지역주민들의 향토애와 단합된 힘을 과시하는 전통문화유산의 하나로 자리매김되면서 일본침략기시대와 새마을운동을 거치며 허물어졌던 포제단이 새롭게 정비되고, 포제를 봉행하는 마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참고자료
· 제주도(1998),『제주의 민속』(Ⅴ).
· 강정효(2000),『화산섬 돌 이야기』,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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