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인심은 구살국에서 난다’는 말이 있다. 구살은 제주어로 ‘성게’를 뜻한다. 예부터 채취량이 너무 적어 구살국은 잔치 때나 구경하는 귀한 국이었다. 이 성게가 가장 맛있는 시기가 바로 5월에서 7월 사이, 보리가 익을 무렵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성게를 ‘보리성게’라고도 부른다.
새까만 밤송이 같은 겉모습과는 달리 껍질을 까보면 성게의 노란 알이 먹음직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성게의 알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철분이 많아 빈혈 환자나 회복기 환자에게 좋다. 성게국은 성게알에서 우러나오는 노란 국물과 미역이 어우러져 구수하면서 깊은 맛이 나는데 제주에서는 기계식 건조가 아닌 바람에 말린 가파도 미역을 넣어 끓인 성게국을 최고로 친다.

제주를 대표하는 생선으로 갈치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특유의 은색 빛깔이 매력적인 제주 갈치는 7월부터 11월까지가 제철로 가장 맛이 좋다. 다른 지역의 갈치보다 훨씬 고소하고 담백해 육지에서도 제주갈치를 최고로 친다. 갈치의 매력은 담백한 맛 덕분에 즐길 방법이 여러 가지라는 것. 구이나 조림, 탕 등 어떻게 조리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제주에서는 싱싱한 갈치회를 먹을 수 있다. 바다에서 갓 잡은 갈치의 선도는 말할 수 없이 좋은데, 이러한 연유에서인지 제주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갈치를 날것으로 즐겨 먹었다. 비타민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갈치는 피로회복과 식욕 증진에 좋다. 또한 칼슘이 풍부하여 어린이 성장발육은 물론 성인의 골다공증에도 도움이 된다.

아열대 어류에 속하는 벤자리는 육지에서는 낯선 어종 중 하나이다. 남해안에서도 더 남쪽에서 잡히고, 제주에서도 서귀포 바다에서 많이 잡히기 때문에 접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래서 제철은 단연 여름이다. 특히 여름 장마철을 기준으로 제철을 맞이하는데 기간도 짧은 편이라 맛있는 벤자리를 먹으려면 7월이 적격이다. 이 때를 놓치면 산란기가 지나 맛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벤자리를 ‘사돈에게 대접하는 회’라고 할 정도로 으뜸으로 쳤다.
벤자리는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한다. 그래서 벤자리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살에 탄력이 좋은 편인데, 특히 열을 가하면 탄력이 더 좋아지고 씹는 맛이 더 재미있어진다. 벤자리는 30cm보다 작은 것을 ‘아롱이’라고 부르고 그보다 큰 것을 ‘돗벤자리’라 부르는데 벤자리의 회 맛을 제대로 보려면 ‘돗벤자리’를 맛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