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 비해 식재료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제주에는 나름의 방식으로 영양을 채워주던 보양식이 있다. 전복죽과 전혀 다른 풍미에 영양까지 아주 만점이라 오래 전부터 제주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온 향토 음식, 겡이죽을 소개한다.
글편집실사진제주관광공사
제주 바다에 사는 ‘겡이’
제주도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바다참게’를 부르는 제주어가 바로 ‘겡이’ 또는 ‘깅이’이다. 5~6월이 제철로, 알이 꽉 차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을 잡아 죽으로 쑤어 해녀들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겡이는 육질이 풍부하며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하고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또한 타우린, 키토산 성분이 지방 흡착과 이뇨작용에 효능이 뛰어나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술 해독작용과 여성들 산후통증 완화, 생리장애를 치유하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겡이
해녀들의 보양식, 겡이죽
쌀이 부족했던 제주도는 부족한 곡물 대신 여러 가지 부산물을 섞어 죽을 만들어 먹는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겡이죽’이다. 작고 거무스름한 겡이를 여러 마리 잡아다가 빻고, 그것을 채에 걸러 적을 쑤어 먹었다. 오늘날에는 곱게 갈은 겡이에 맵쌀을 섞어 만든다.
↑겡이죽
사실 겡이는 꽃게나 털게처럼 크기가 큰 것이 아니라 살을 따로 발라낼 수 없기 때문에 통째로 갈아서 만드는데 그 덕분에 오롯이 겡이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때문에 맛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고. 처음 먹을 때는 약간 비린 맛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먹다보면 금세 고소한 맛이 올라오고,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옛날에야 즐겨 먹던 음식이지만 지금은 맛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제주도는 해녀들이 운영하는 해녀의 집이 곳곳에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데, 섭지 해녀의 집, 표선 해녀의 집 등에서 겡이죽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