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가지기 위한 의례, 기자의례
제주도의 한라산 영실, 아흔아홉골, 성산읍 오조리의 식산봉, 가파도의 개미왕들, 대정의 산방산 등은 자식을 얻기 위해 치성을 드리는 유명한 장소들이다.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면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기자의례는 일정한 대상에 치성을 드리는 치성 의례와 유별난 물건을 몸에 지니거나 먹음으로써 그 주술성에 의존하는 속신 의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치성 의례는 절에서 하는 불공, 명산대천 치성, 집안에서 올리는 치성, 심방을 불러서 치러지는 불도맞이 굿 등이 있다. 불도는 아이의 잉태부터 출산까지 관장하는 산신으로, 불도맞이를 하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믿었다. 혼인 후 자식이 없거나 딸만 낳으면 본인 또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와 함께 당이나 절에 가서 빌면서 ‘생남기도’를 하기도 했다.
↑아흔아홉골
↑대정의 산방산
주술성에 의존하는 속신 의례의 예로는 ‘새벽에 동쪽으로 뻗은 백일홍 꽃가지를 꺾어서 달여 먹는다. 이 때 동쪽을 향하여 절하면서 먹어야 한다.’, ‘태낭(애기방석)을 태워서 그 잿물을 먹는다.’, ‘수탉의 생식기를 삶아서 먹는다.’ 등이 있다.
육지에선 아이를 낳기까지 산모가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아이를 낳기 직전까지도 부지런히 일했다. 물질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를 출산하거나 밭에서 일을 하다가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길에서 낳은 아이에게는 ‘길둥이’ 혹은 ‘질둥이’, 축항에서 출산했을 경우 ‘축항둥이’, 배에서 태어난 경우에는 ‘배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