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닥한 제주 마을

용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마을,
용담1동
용담1동은 용이 살았던 곳, 한천이 바다에 닿는 곳 용연(용소)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용담(龍潭)이라는 명칭은 20세기 초에 등장했으며 용두(龍頭) 또는 용연(龍淵)의 ‘용’과 취병담(翠屛潭)의 ‘담’을 결합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담1동은 오름이나 산이 없어 지형이 평탄하고 한라산에서 발원해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큰 하천인 한천과 병문천이 위치해 있다. 병문천은 삼도동과의 경계에 있는 건천으로 동한두기 바다와 만나고 한천은 용담2동과의 경계에 있는 건천으로 용연과 동·서한두기 사이 바다와 이어진다.
글, 사진 김윤정 여행작가
제주 공감곱닥한 제주 마을 (아름다운 제주 마을)
용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마을, 용담1동
용담1동은 용이 살았던 곳, 한천이 바다에 닿는 곳 용연(용소)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용담(龍潭)이라는 명칭은 20세기 초에 등장했으며 용두(龍頭) 또는 용연(龍淵)의 ‘용’과 취병담(翠屛潭)의 ‘담’을 결합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담1동은 오름이나 산이 없어 지형이 평탄하고 한라산에서 발원해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큰 하천인 한천과 병문천이 위치해 있다. 병문천은 삼도동과의 경계에 있는 건천으로 동한두기 바다와 만나고 한천은 용담2동과의 경계에 있는 건천으로 용연과 동·서한두기 사이 바다와 이어진다.
글, 사진 김윤정 여행작가

원도심 서부지역 재래시장,서문공설시장

짙은 초록의 물결이 흔들리는 계절,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19로 시끄럽다. 폭염주의보가 연일 내려지고 여름 장마는 그칠 줄을 모른다. 거리 두기로 조심스럽기만 한 일상은 습한 기후와 쏟아지는 비 탓에 더욱 답답하다. 아침 날씨가 조금 맑아진 날, 용담1동을 향한다.
하늘에 구름이 껴 있어 날이 무덥지 않다. 지척에 병문천을 벗 삼아 오라교부터 사람이 없는 길을 천천히 걷는다. 도로 한복판에 ‘병문천 푸른 숲’ 표시가 나타난다. 이제부터 병문천 복개지다. 1993년부터 2001년도까지 추진돼 완공된 병문천 하류지역 복개지는 도로와 주차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재해예방 등 안전상의 이유로 복개 구조물을 철거하는 복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천 너머 한라산이 보이는지 뒤를 살핀다. 산의 모습은 가려져 찾을 수 없다.
복개지 근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귀를 기울인다. 꽤나 크다. 뛰노는 아이들의 소리에 전에 없이 마음이 행복해진다.
수박, 참외 여름 과일을 실은 트럭 앞을 살짝 기웃거려 본다. 오래된 물건으로 가득 찬 만물상 거울 앞에서도 잠시 멈춰 본다. 흑돼지·한우 특화시장, 서문공설시장에 들어선다. 1954년에 개장한 서문공설시장은 용담1동에 위치한 제주시 원도심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축산물과 농산물이 주요 품목이다. 북적거릴 시간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시장 안은 한가하다. 반찬거리를 사러 나온 동네 삼촌의 발걸음은 느긋하고 흑돼지 고기를 살펴보며 가격을 흥정하는 여행객의 웃음소리는 유쾌하다.
서문공설시장 입구,병문천 푸른숲 표시
↑서문공설시장 입구 ↑병문천 푸른숲 표시

제주 옛 교육의 중심,유형문화재 제주향교

아직 가게 문이 다 열리지 않은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본다. 채소와 과일을 사고 싶은데 두 손이 가볍지 않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거리로 나선다. 어느새 햇볕은 뜨겁다. 근처 서문가구거리로 가려다 곧장 제주향교로 향한다. 제주에는 제주향교, 정의향교, 대정향교 세 개의 향교가 있다. 향교는 당초 지방 인재를 양성하는 국립교육기관으로 세워졌으나 조선 중기 서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 역할과 기능이 옛 성현들의 제사를 지내는 문묘제향으로 바뀌었다.
제주향교는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2호로, 조선 태조 원년(1392년)에 제주 성내 교동, 관덕정 아래에 창건됐다. 향교 내에는 보물 제1902호인 대성전이 있다. 향교 옆 제주중학교 운동장이 조금 시끄럽다. 경기를 하는 건지 축구 골대 앞에 학생들이 여럿 모여 있다. 교문 앞에 잠시 서서 구경을 한다. 흐뭇하다. 이런 광경을 보는 게 참 오랜만이다. 제주향교 대성문은 굳게 닫혀 있다. 아쉬운 마음에 운동장 너머로 대성전과 명륜당을 살펴본다.
  • 제주향교 대성문 ↑제주향교 대성문
  • 제주향교 대성전 ↑제주향교 대성전
  • 제주향교 명륜당 ↑제주향교 명륜당

여름 바다와 만날 수 있는 돌 언덕,동한두기

멀리 병문천 복원 공사 현장이 보인다. 올여름이면 바다와 맞닿아 흐르는 병문천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컸는데, 생각과 달리 복원 공사는 더디기만 하다. 공사가 끝나 새롭게 단장될 병문천의 풍경을 서둘러 보고 싶다. 저 멀리 수평선이 펼쳐진 바다를 오래도록 바라본다. 욕심을 달랜다.
한두기 표지석이 반갑게 서 있다. 오래전 용담1동은 병문천, 한천, 한두기 바다에 의지해 마을이 만들어졌다. 한천(한내, 큰내)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한독’이라는 마을이 있었고, 마을이 점차 커지자 한천 동쪽은 동한두기, 서쪽은 서한두기라 불렸다고 한다. 두 마을을 통틀어 ‘용담’이라 했다.
동한두기 바다로 향한다. 동한두기는 횟집 거리로 유명하고 낚시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평소 많았던 낚시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혼자 바람 내음을 느껴 보는데 누군가가 빠른 걸음으로 지나간다. 여름 바다를 따라 상쾌한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하나둘 보인다. 하늘도 바다도 지친 내 마음도 다 파랗다.
동한두기 바다,한두기 표지석
↑동한두기 바다 ↑한두기 표지석

 여름 바다를 따라 상쾌한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하나둘 보인다. 하늘도 바다도 지친 내 마음도 다 파랗다.

용연야범의 명소,용이 살았던 계곡 용연

계곡 암벽 위로 나무의 녹음이 짙다. 멀리 용연 구름다리가 보인다. 영주12경(瀛洲十二景) 용연야범(龍淵夜帆)의 명소인 용연은 한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위치했다. 물이 마르지 않는 곳이어서 가뭄이 들 때면 옛 선인들이 기우제를 지냈고, 그 비경에 감탄해 풍류객들이 달밤에 배를 띄웠다.
용연 양쪽 기슭에 병풍처럼 펼쳐진 주상절리가 아름답다. 구름다리 위에서 계곡을 향해 선다. 암벽에 새겨진 윤진오의 시를 떠올린다. 용연야범을 그려본다.

‘이리저리 굽이친 푸른 절벽은 신선과 무릉도원으로 통하는 곳인 듯  홀연히 바라보니 조각배 떠 오네 어쩌면 신선을 만날 수도 있으리’

구름다리 위를 사람들이 오고 간다. 흔들리는 다리에서 계곡을 등지고 움직임이 없는 바다를 응시한다. 멀리 고깃배가 눈에 들어온다. 옛 풍류객이 되어 다리를 건넌다. 용연 산책로를 느릿느릿 걷는다. 정자에 올라 더위를 식힌다. 백옥병풍에 둘러싸인 파란 유리 같은 못을 보며 상념에 잠긴다.
  • 용연계곡 ↑용연계곡
  • 계곡에서 바라본 용연구름다리 ↑계곡에서 바라본 용연구름다리
  • 용연계곡에서 바라본 구름다리와 바다 ↑용연계곡에서 바라본 구름다리와 바다
  • 용연구름다리 위 ↑용연구름다리 위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원도심 마을,용담1동

한두기 본향 고시락당을 살펴본다. 고시락당은 용연 산책로 인적 드문 곳에 있다. 표식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당은 크지 않지만 신목과 신석 그리고 지전 물색이 소박하게 어울려 있다.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소망을 들어주는 본향당 앞에서 지인들과 세상의 안녕을 빈다.
골목 안 벽화를 구경하고 용화사로 향한다. 투박하게 생긴 복신 미륵 서자복이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살며시 웃고 있다. 서자복은 사람의 수명과 행복을 관장하는 신으로 건입동에 있는 동자복과 한 쌍이다.
병문천을 따라 걷고, 동한두기 바다를 바라보고, 구름다리 위에서 용연야범을 그려보고, 서자복의 미소에 화답하다 보니 잔뜩 웅크려져 있던 마음이 저절로 풀린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제주시 원도심 마을, 용담1동이다.
  • 용연산책로의 고시락당 ↑용연산책로의 고시락당
  • 용화사의 서자복 ↑용화사의 서자복
  • 골목 안 벽화 ↑골목 안 벽화
삼다 제주와 함께하는 즐거운 이야기, 삼다소담

QUICK MENU(12)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매월 흥미롭고 알찬 정보가 담긴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드립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구독신청을 취소하시려면 아래 [구독취소신청] 버튼을 클릭하신 후 취소신청 이메일을 작성해주세요. 구독취소신청

삼다소담 웹진 구독취소

삼다소담 웹진 구독을 취소하기 원하시면 아래 입력창에 구독신청하신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 후
[구독취소] 버튼을 눌러주세요.
구독을 취소신청하신 경우에는 다음 익월 발행호부터 해당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발행되지 않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구독신청으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