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라는 이름으로 불려도 먹는샘물과 혼합음료는 명확히 다르다. 또 국내산과 수입산도 분명히 다르다. 국내 먹는샘물은 ‘원수 수질 규정’이 있어 법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수원지를 상세히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또 국내 먹는샘물은 지하 암반 대수층에서 얻은 물을 원수로 사용하는데, 수입 먹는샘물은 수원지가 다양하고 지역 표기도 상세하지 않다. 일례로 가장 유명한 수입 생수인 에비앙은 알프스 산맥이 수원지인 빙하수다.
가장 큰 차이는 수질의 차이다. 물 맛을 좌우하는 주요 미네랄 성분은 칼슘과 마그네슘인데, 이 두 가지 성분이 조화를 잘 이뤄야 물맛을 결정하는 경도(물의 세기)가 적절해진다. 무조건 미네랄이 많다고 좋은 물이 아닌 것이다. 같은 정도의 미네랄이 들어있는 생수라도 칼슘과 마그네슘 중 어느 쪽이 많은가에 따라 경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통상적으로 0~75mg/ℓ이면 연수, 75~150mg/ℓ이면 적당한 경수, 150~300mg/ℓ는 경수, 300mg/ℓ 이상은 강한 경수로 구분한다.
연수는 미네랄이 적어 목넘김이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내는데, 국내 대표 먹는샘물 제주삼다수가 바로 연수다. 유럽 석회암 지대 지하수의 경우 300mg/ℓ 이상으로 경도가 높아 그냥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유럽에 맥주나 포도주 문화가 발달한 것이다. 중국에서 차 문화가 발달한 이유도 수질이 좋지 않고 물에 불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