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은 봄의 시작을 의미하는 새해의 첫째 절기로 의미가 깊다. 현대에는 ‘입춘대길’이라는 입춘첩을 붙이는 전통만 남아 있고 행사와 의례는 다 사라졌다. 하지만 제주에는 신들을 모셔 한해 농사의 풍요를 빌고 액을 막는 입춘굿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글 편집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신들을 다시 모시는 의례인 입춘굿
신들의 나라 제주를대표하는 민속축제
탐라국입춘굿은 1만 8천 신들의 나라인 제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축제다. 입춘굿은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입춘에 민·관·무(巫)가 하나 되어 벌였던 축제다. 조선시대 제주목사 이원조의 [탐라록](1891)에 따르면, 탐라국 입춘굿은 탐라국 왕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농업을 장려하던 풍속과 풍년을 기원하며 치르던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나와 있다. 이 입춘굿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사라졌다가 1999년 제주의 민속학자 문무병 박사 등을 중심으로 제주민예총이 복원해 제주의 대표적 민속축제로 자리 잡았다.
↑풍요를 빌고 액을 막는 입춘굿
↑입춘굿이 열리는 관덕정 풍경
3일간 펼쳐지는신명 나는 굿판
탐라국입춘굿은 입춘을 포함해 3일간 제주목관아 일대에서 열린다. 첫날에는 시내를 도는 거리굿을, 둘째 날에는 입춘을 앞둔 열림굿을, 셋째 날은 입춘 당일로 본격적인 입춘굿이 열린다. 행사에는 입춘 전날 심방(무당)들이 모여 나무로 소 형상을 만들어 금줄을 친 뒤 고사를 지냈다는 입춘굿의 과거 모습을 재현한 ‘낭쉐코사’를 비롯해 항아리를 깨트려 액운을 제주 밖으로 내모는 풍습을 재현한 사리살성 등이 재현된다. 올해에는 아쉽게도 취소됐지만 내년 입춘에 다시 개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