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술은 단순한 주류가 아니라 섬의 역사와 풍습, 사람들의 삶을 담아온 문화 유산이다.
척박한 자연 속에서도 삶을 노래하고 제례와 나눔을 중시했던 제주 사람들은 세월을 견딘 맛과 정성을 술에 담았다.
지금 소개하는 네 가지 제주 전통주는 그 자체로 오래된 기록이며, 제주의 향기를 전한다.
글편집실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를 대표하는 맑은 증류주의 품격 고소리 술
고소리술은 조상 제례와 큰 잔치에 빠지지 않던 제주 대표 증류주다. 좁쌀이나 보리로 빚은 청주를 항아리에 담고 고소리라 부르는 옛 증류기로 거르는데,
이때 떨어지는 술 한 방울 한 방울을 ‘고소리물’이라고 불렀다.
높은 도수에도 잡내 없이 깊고 맑은 향을 지녀 예부터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올리던 상징적인 술이었다.
떡에서 시작된 제주 사람의 손맛 오메기 술
오메기떡에서 유래한 오메기술은 좁쌀로 빚는 제주 고유의 탁주다.
곡식이 귀하던 시절에도 제사와 마을 굿에는 반드시 오메기술이 올랐다. 투박한 듯 순한 맛,
은은한 신향이 특징이며 제주 여성들의 손에서 이어져 내려온 삶의 술이다.
지금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다양한 오메기주도 등장하며 제주 전통주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보리의 섬이 빚어낸 독특한 풍미 제주 밀주
제주 사람들에게 보리는 생명 같은 곡물이었다.
밥이 모자랐던 시절 보리로 끼니를 채우고 술까지 빚었다.
밀주는 보리를 발효시켜 만든 제주식 탁주로, 거칠지만 진솔한 풍미를 지닌다.
제주 농경 문화와 함께한 서민의 술이자 공동체 문화를 상징한다.
귤 향기 품은 제주 신(新) 전통주 만다린 탁주
제주 귤을 활용해 만든 만다린 탁주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제주형 전통주다.
제주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역 양조장에서 개발했다. 은은한 감귤 향과 상큼한 산미가 특징으로,
제주 전통주가 현재의 식문화와 만나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