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제주를 떠올리면 눈 내리는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오름과 숲, 휴양림을 따라 펼쳐지는 설경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일상 속 제주와는 다른, 고요하고 순백의 세계로 들어가는 네 곳을 소개한다.
글편집실사진포토제주(photo jeju)
고요한 숲 속의 하얀 정원 절물휴양림
절물휴양림은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길로 유명한 곳이다.
해발 600m 고지에 위치한 이곳은 겨울이면 제주에서 가장 먼저 눈을 맞이한다.
삼나무 가지마다 눈이 포근히 쌓이며 숲 전체가 흰 안개 속에 잠긴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눈 밟는 소리만이 들려와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나무 사이로 내리는 눈발과 안개가 어우러지는 이른 아침의 풍경은 사진으로 담기 어려운 감동을 전한다.
장생의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겨울 숲이 선사하는 고요한 위로를 느껴보자.
한라산 품 안의 눈호수 사라오름
해발 약 1,300m에 자리한 사라오름은 한라산 중턱의 숨은 보석이다.
성판악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 만나는 이곳은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오름 정상의 분화구에 고여 있는 물이 얼어붙어 '얼음호수'로 변하는 순간, 그곳은 설산을 배경으로 한 알프스의 한 장면처럼 장엄하다.
정상을 오르는 동안 눈 덮인 나무터널과 상고대가 이어져 여행의 피로를 잊게 만든다.
새하얗게 얼어붙은 호수 위로 하늘이 비치는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거울과도 같다.
한라산이 품은 겨울의 서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빛으로 반짝이는 겨울의 길 샤이니숲길
샤이니숲길은 이름처럼 '빛나는 숲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200m 남짓한 짧은 구간이지만, 겨울철 햇살이 눈 위에 반사되며 은은하게 반짝이는 모습이 장관이다.
삼나무 숲 사이로 쏟아지는 빛과 눈이 만들어내는 조화는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길게 이어진 삼나무 터널과 완만한 산책로가 이어져,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부담이 적다.
짧은 거리지만 오롯이 겨울 숲의 정수만을 담고 있어, 여유로운 산책과 사진 촬영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숲 속 깊이 숨겨진 비밀의 공간을 발견한 듯한 설렘을 선사한다.
순백의 능선 위를 걷다 안돌오름
안돌오름은 정상에 돌이 많아 '돌오름'이라 불리는 곳이다.
말굽형 화구를 이룬 독특한 지형 위로 겨울철 눈이 내리면 부드러운 능선이 순백의 이불을 덮은 듯 펼쳐진다.
정상에 서면 평원과 주변 오름들이 하얗게 물든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제주의 겨울이 지닌 평화로움을 실감할 수 있다.
입구의 ‘비밀의숲’은 편백나무가 빚어낸 또 하나의 겨울 동화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하얀 눈이 어우러져, 자연이 그려낸 가장 순수한 색을 보여준다.
눈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며, 하늘과 맞닿은 듯한 고요함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