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쿰다(제주를 품다)청정 제주 다시 보기

청정 제주 다시 보기

겨울의 심장을 품은 산, 한라산의 이야기
하얀 눈이 천천히 내려앉는 계절, 한라산은 다시 한 번 생명의 숨을 고른다.
남쪽 바다의 바람과 북쪽 한기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그 겨울의 풍경은
섬의 중심이자, 겨울 제주가 들려주는 가장 깊은 시(詩)다.
성판악, 관음사, 영실— 세 갈래 길이 전하는 고요한 설화 속으로 들어가 본다.
편집실 사진제주관광공사

한라산의 겨울은 단순한 계절의 풍경이 아니다

 그곳에는 생명의 쉼과 부활, 그리고 자연의 시간성이 함께 깃들어 있다.
눈 속에서도 살아 있는 초록, 서리 속에서도 피어나는 빛—
겨울의 한라산은, 고요 속에서 세상을 다시 숨 쉬게 하는 섬의 가장 깊은 노래다.

겨울 한라산의 세 가지 길

성판악 탐방로

백록담으로 향하는 순백의 길

제주시 방면에서 출발하는 성판악 코스는 완만한 오르막과 넓은 숲길로 이어지며 겨울에도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차갑지만 따뜻하고, 발아래 쌓인 눈길은
고요하게 계절의 무게를 전한다. 정상 부근에 이르면 눈꽃이 피어난 구상나무 군락이 길게
이어지고, 끝내 닿은 백록담에서는 한라산의 겨울이 품은 모든 색이 한눈에 펼쳐진다.

관음사 탐방로

서리와 구름이 만든 신비의 능선

한라산 북쪽 자락에 자리한 관음사 탐방로는 겨울이면 가장 깊고 장엄한 설경을 자랑한다.
가파른 계곡과 나무 사이로 하얀 서리가 피어나고, 오름 능선을 따라 구름띠가 걸리면 산 전체가 마치 신비로운 성역처럼 변한다. 1100고지 부근에서는 눈보라와 햇빛이 맞부딪히며 은빛 안개가 피어오르는데, 그 순간 한라산의 겨울은 자연이 빚은 거대한 그림 한 폭이 된다.

영실 탐방로

구상나무 숲길의 눈꽃 행렬

서귀포 방향의 영실 탐방로는 가장 아름다운 눈꽃나무 숲길로 알려져 있다. 겨울 햇살에 반짝이는 구상나무 가지마다 눈꽃이 피어 오르고, 바람이 불면 하얀 눈송이가 흩날린다.
영실기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설경은 거칠고 웅장하면서도, 동시에 신비롭고 따뜻하다.

고도별로 달라지는 한라산의 겨울 풍경

해발 500m 이하

해풍이 머무는 초록빛 지대

산 아래쪽에는 아직 초록의 생명이 남아 있다. 겨울이라 해도 남쪽 바다의 해풍이 불어와
상록수의 잎은 여전히 짙은 색을 간직한다. 그 틈새로 피어난 동백과 억새의 흔적이 한라산의
겨울에도 생명은 멈추지 않음을 알려준다.

해발 800~1000m

낙엽과 서리가 어우러진 구상나무 숲

조금 더 올라서면 공기가 달라진다. 낙엽이 내려앉은 숲 바닥 위로 흰 서리가 내려앉고,
구상나무의 가지마다 눈발이 얇게 걸린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마저도 서리 속에 잠겨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한 정적이 흐른다. 이곳은 한라산이 겨울의 숨을 고르는 중간 지대다.

해발 1500m 이상

백록담을 품은 순백의 왕국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세상은 완전히 다른 빛을 띤다. 능선마다 눈이 겹겹이 쌓여 순백의
파도처럼 이어지고, 바람결에 따라 눈보라가 일며 구름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다.
백록담의 호수는 얼음 아래 고요히 잠들어 있고, 그 위를 덮은 눈은 겨울 한라산의 심장을
감싸듯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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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3 November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