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쿰다(제주를 품다)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 문화 돋보기

제주만의 독특한 의・식・주 문화
지난 호에 소개되었던 ‘정낭’ 문화에서도 알 수 있듯 제주도는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생활문화가 형성되어 왔다.
지금은 사라져버려 볼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오늘날에도 이어져 내려와 제주만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들도 많다.
편집실 사진제주관광공사 참고자료디지털제주문화대전

환경을 극복하는 수단, 의복

평상복과 외출복의 경우 육지와 큰 차이는 없었다. 대부분의 서민은 무명 저고리와 바지를 입었고 격식을 갖추어야 할 때는 두루마기를 걸치는 정도였다. 상류층의 경우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었으며 머리에는 갓을 썼다.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은 노동복이다. 밭일을 하는 사람들이나 들에 나가서 가축을 돌보는 테우리(목동)들은 갈옷을 입었고, 머리에는 정당벌립과 대패랭이를 썼다. 갈옷은 풋감을 즙으로 만들어 염색한 옷으로 더러움이 덜 타고 땀이 배지 않아 일할 때 입기 좋았다. 정당벌립은 모자의 한 종류로 야산에서 자생하는 댕댕이 줄기로 만든 것으로 비교적 갓을 넓게 만들어 해를 많이 가릴 수 있도록 했다. 대패랭이는 대나무로 만든 모자로 밀대나 보릿대로 만든 것은 밀낭패랭이, 보릿낭패랭이라 불리었다.
제주 괸당 문화를 알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제사문화’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사는 식구들과 가까운 친척들이 참여해 조상에 제를 올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제주에는 참여하는 대상이 조금 다르다. 가까운 친척은 물론이거니와 근방에 거주하는 아주 먼 친척이나 가까운 친구들까지도 함께 불러 제사를 지내고 식사를 하곤 한다. ‘괸당’이 함께 제사도 지내고 밥도 나눠먹고 돌아가는 길에는 쌀이나 술, 빙떡 등을 손에 들려 보내는 것이 제주만의 풍습인 것이다.
1970년대 검은 고무옷이 들어오기 전까지 물질을 할 때는 물소중이(하의)와 물적삼(상의), 물수건을 썼다. 물질할 때 쓰는 모자로 까부리가 있는데, 머리에서 목 뒷덜미 전체와 양 볼을 덮을 수 있는 모자 형태로 보온성도 뛰어나고 쉽게 벗겨지지도 않아 편리했다. 1970년대 고무옷과 함께 등장해서 일시적으로 쓰다가 고무모자로 바뀌었다.
갈옷 갈옷
대패랭이 대패랭이
물적삼 물적삼
해녀 해녀

섬 문화의 결정체, 식생활

제주인의 식생활은 자연 재해와 척박한 자연 환경을 극복하면서 형성되어 왔다. 비만 오면 지하로 흘러들어가는 지형 탓에 하천은 메말라있기 일쑤고, 돌이 많은 토질 탓에 섬의 27%만이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또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 수재(水災)와 풍재(風災)가 흔했기 때문에 흉년이 잦을 수박에 없었다. 당연히 이러한 자연환경이 식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우선 한라산을 중심으로 난대에서 온대 그리고 한대식물 2,000여 종이 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이를 이용한 구황음식 또는 약용음식이 자연스레 발달했다. 또 땅은 척박했지만 해안가에 펼쳐진 바다는 바당밭(바다의 밭)이라 불릴 정도로 생선어패류가 풍부했다. 더불어 중국의 『후한서(後漢書)』와 『고려사(高麗史)』 지리지(地理誌)의 기록에 따르면 고대 탐라국시절부터 소와 말, 돼지를 기르는 목축업도 발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도 제주도 흑돼지, 말, 꿩 등은 대표적은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외부인의 침략과 일제강점기, 미군정, 한국전쟁의 역사를 거치며 육지음식이 제주에 혼재되거나 융합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으나 여전히 제주도 흑돼지, 말요리, 갈치, 성게, 전복 등은 특산물로 사랑받고 있다.
갈치호박국이 갈치호박국
전복구이 전복구이
흑돼지돔베고기 흑돼지돔베고기

무속신앙과 기후가 만들어낸 주거문화

제주도의 주거 문화는 독특하다. 한국 내륙지역의 민가와는 전혀 다른 유형을 하고 있다. 제주의 가옥은 대부분 ‘띠’로 지붕 전체를 얽어맨 초가(草家)이며, 초가의 평면은 ‘일자(一字)’ 겹집을 기본으로 하여 ㄱ자집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이처럼 분할식으로 칸 나누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간을 넓히고자 할 때는 새로 한 채를 더 지어야만 했다.
마당을 중심으로 안거리(안채), 밖거리(바깥채), 모커리(별채) 등의 공간은 ‘ㅁ’자로 구성해 분할했다. 안거리는 부모가, 밖거리는 결혼해 독립한 자녀 가족이 거주하게 되는데, 안거리와 밖거리에는 저마다 상방(마루), 구들(방), 정지(부엌), 고팡(곳간)이 있기 때문에 먹고 자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활동까지 분리된 독립세대라고 볼 수 있다.
외부공간에는 올레와 정낭, 마당, 안뒤, 우영(밭), 돗통시 등이 있다. 올레는 길에서 집 마당으로 이어지는 좁은 진입로로, 반드시 곡선을 이루고 집안이 들여다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정낭은 방목하여 키우는 소와 말이 집안에 함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주인의 출타 여부를 이웃에게 알리는 신호로 쓰이기도 했다. 마당은 농사 작업 외에도 갖가지 가정의례가 치러지는 공간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안거리와 밖거리가 배치되며, 안뒤는 안거리 뒤쪽에 있는 폐쇄적인 공간으로 ‘밧칠성(뱀의 신이자 부(富)의 신)’을 모시는 신성한 공간이기도 하다. 우영은 집 주위에 있는 텃밭으로, 갖가지 채소와 과일나무, 묘종을 재배하는 공간이다. 돗통시는 변소와 돼지우리가 함께 조성된 제주의 전통 측간이다. 안거리 정지(부엌)와 멀리 떨어진 밖거리 옆 울담에 덧붙여 만들어지는데, 건물의 한 쪽 옆을 돌아가서 설치해 마당에서는 직접 보이지 않도록 했다. 바닥에는 보릿짚을 깔았는데, 돼지와 사람의 배설물이 섞이면서 자연 발효를 거쳐 농사에 거름으로 활용되었다.
이처럼 오직 제주도의 의・식・주에는 제주만이 갖는 특이한 가족제도를 비롯해 기후에 대한 대처, 풍수지리, 무속신앙 등 복합적인 문화가 깃들어 있다.
초가집 초가집
정낭 정낭

삼다소담 웹진

2024년

  • 삼다소담 vol. 46

    vol. 46

  • 삼다소담 vol. 45

    vol. 45

  • 삼다소담 vol. 44

    vol. 44

  • 삼다소담 vol. 43

    vol. 43

  • 삼다소담 vol. 42

    vol. 42

2023년

  • 삼다소담 vol. 41

    vol. 41

  • 삼다소담 vol. 40

    vol. 40

  • 삼다소담 vol. 39

    vol. 39

  • 삼다소담 vol. 38

    vol. 38

  • 삼다소담 vol. 37

    vol. 37

  • 삼다소담 vol. 36

    vol. 36

2022년

  • 삼다소담 vol. 35

    vol. 35

  • 삼다소담 vol. 34

    vol. 34

  • 삼다소담 vol. 33

    vol. 33

  • 삼다소담 vol. 32

    vol. 32

  • 삼다소담 vol. 31

    vol. 31

  • 삼다소담 vol. 30

    vol. 30

  • 삼다소담 vol. 29

    vol. 29

  • 삼다소담 vol. 28

    vol. 28

  • 삼다소담 vol. 27

    vol. 27

  • 삼다소담 vol. 26

    vol. 26

  • 삼다소담 vol. 25

    vol. 25

  • 삼다소담 vol. 24

    vol. 24

2021년

  • 삼다소담 vol. 23

    vol. 23

  • 삼다소담 vol. 22

    vol. 22

  • 삼다소담 vol. 21

    vol. 21

  • 삼다소담 vol. 20

    vol. 20

  • 삼다소담 vol. 19

    vol. 19

  • 삼다소담 vol. 18

    vol. 18

  • 삼다소담 vol. 17

    vol. 17

  • 삼다소담 vol. 16

    vol. 16

  • 삼다소담 vol. 15

    vol. 15

2020년

  • 삼다소담 vol. 14

    vol. 14

  • 삼다소담 vol. 13

    vol. 13

  • 삼다소담 vol. 12

    vol. 12

  • 삼다소담 vol. 11

    vol. 11

  • 삼다소담 vol. 10

    vol. 10

  • 삼다소담 vol. 9

    vol. 9

  • 삼다소담 vol. 8

    vol. 8

  • 삼다소담 vol. 7

    vol. 7

  • 삼다소담 vol. 6

    vol. 6

  • 삼다소담 vol. 5

    vol. 5

  • 삼다소담 vol. 4

    vol. 4

  • 삼다소담 vol. 3

    vol. 3

  • 삼다소담 vol. 2

    vol. 2

2019년

  • 삼다소담 vol. 1

    vol. 1

2024년

2022년

2021년

2020년

VOL.40 September 2023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매월 흥미롭고 알찬 정보가 담긴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드립니다.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이메일
구독신청을 취소하시려면 아래 [구독 취소하기] 버튼을 클릭하신 후
취소 신청 이메일을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