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브제주바다 한주영 대표

<삼다소담> 독자에게 세이브제주바다를 소개해주세요.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한주영 대표 : 세이브제주바다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모인 비영리단체입니다. 제주 바다가 플라스틱 등 해양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보고 2018년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시작했고, 자원봉사자들도 모집했어요. SNS로 시간과 지역을 공지하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이 일주일에 한 번이 되고, 약 2년간 2000여 명의 봉사단이 참여할 정도로 활성화됐어요. 그렇게 시작한 ‘비치클린’ 활동을 비롯해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 재활용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비치클린 활동을 하시기 어려울텐데, 어떻게 운영하세요?
한주영 대표 : 단체 비치클린 활동을 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다면 소그룹으로 하면 된다 싶어서 2020년에 김녕해수욕장에 무인 센터를 만들었어요. 청소도구를 비치해두고 누구나 원하는 때 와서 마음대로 비치클린 활동을 할 수 있게 했죠. 벌써 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녀갔고, 단체 비치클린 활동이 가능해진 후에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비치클린 활동

올해로 5년차이신데, 처음 시작하실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주영 대표 : 처음 시작할 때보다 많은 사람들, 그리고 정부와 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고 있어요. 특히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사실 쓰레기를 줍는 건 단순히 쓰레기를 바다에서 육지로 옮기는 행동일 뿐이잖아요. 눈 앞에서 쓰레기가 사라져 깨끗해지는 게 보람차고 기분 좋은 단계에서 이 쓰레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우리 활동가들도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것에서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재활용과 교육 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최근 많이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한주영 대표 : 얼마 전 비치클린 활동으로 모인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캠핑박스를 제작, 판매했어요. 사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건 상당히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요. 처리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우리가 제품을 만들어 판다고 해도 단가도 비싸고, 판로도 제한적이라는 어려움이 있어요.
이번에 캠핑박스가 매진될 수 있었던 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회원들 덕분이지만, 장기적으로 가기에는 쉽지 않죠. 그래서 이번에 기업과 함께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시각장애인용 점자 블록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겨울동안 모아둔 약 1.5톤의 부표와 플라스틱 통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최근 기업들이 ESG경영에 주목하고 있으니, 이렇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방안이 더 많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운반 작업

환경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실 계획이라고요.
한주영 대표 : 재활용은 사실 환경문제 해결의 답이 아니에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특히 일회용품을 줄이도록 노력해야죠. 이 문제는 환경 교육이 해결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쓰레기를 줍는 것과 재활용하는 건 분명 한계가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그 다음 과정은 잘 몰라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재활용 과정이 정말 까다로운데, 그냥 나는 잘 분리해 버렸으니 나머지는 정부가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더 생각하지 않는 거죠. 이런 문제점을 알리는 환경 교육이 환경오염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활용이 환경문제 해결의 답이 아닌 이유를 알아야 해요.
비치클린 활동을 하다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제품들이 정말 많이 나와요. 플라스틱 병, 일회용품, 화장품 통에 인공눈물 케이스까지 내가 한번쯤 써본 쓰레기들이 대부분이죠. 그리고 재질에 따라서 재활용 방법도 다 달라서 잘 분리를 해놔야 재활용이 가능해요. 이 과정을 직접 보면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를 같이 고민하게 되고 동참할 거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함께 비치클린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와 정크아트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계속 비치클린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지요.
한주영 대표 : 많은 분들의 관심인거 같아요. 자원봉사자 분들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누군가가 함께 힘을 보탠다는 것, 같은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연대감에 많이 힘을 얻으신다고 해요. 개개인이 힘을 합치면 변화가 생기는 구나, 우리가 되는 가치를 느끼고 가신다고요. 비치클린에 참여하신 자원봉사자 분들이 ‘우리 딸이 자꾸 쓰레기를 주으려 한다’ ‘아이가 빨대를 안 쓰려고 노력한다’는 후기를 보내주시면 큰 힘이 되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주영 대표 : ‘재주도 좋아’ 활동가 분이 하신 말씀이 있어요. “제주 바다를 소비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보호해야 할 대상임을 알리고 싶다.” 저도 이 말에 정말 공감합니다. 제주 바다로 여행 오셔서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게 아니라 짬을 내서 비치클린 활동도 참여해보시고, 여행 중에도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을 해주셨으면 해요.
↑ 재활용 작업에 참여한 활동가들과 자원봉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