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례리는 한라산 남쪽 첫 마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다. 한라산 남쪽에서 서귀포 앞바다까지 이어져 숲길과 계곡, 오름, 해변까지 모두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또 감귤꽃이 가장 먼저 피어나고 감귤이 잘 자라 감귤의 고장으로 불린다. 하례리 서쪽 끝에는 한라산 백록담 아래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효돈천이 흐르는데, 효돈천 인근에서 자라난 감귤은 기온차 때문에 유독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한다고 한다.
효돈천은 한라산 남사면을 대표하는 산남 최대의 하천이다. 제주의 대표적인 건천(乾川)으로, 평소에는 물이 없어 거대한 바위들이 가득하다. 거대한 현무암들이 비가 내릴 때 한라산에서 내려온 물살에 깎여나가 기이한 형태의 회색빛 괴석으로 변한 것이다. 비와 바람이 갈고 닦아 만들어 낸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또 멸종위기 식물을 비롯해 많은 희귀 동식물이 자라고 있고, 계곡 주변에는 난대식물대, 활엽수림대, 관목림대, 고산림대 등 한라산의 모든 식물군이 자리 잡고 있어 일찍부터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하례리 마을에서는 효돈천의 아름다운 생태자원을 활용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살리는 하례리를 대표하는 또 다른 자연유산이다. 지역 이름처럼 들리지만 고살리는 계곡에 샘을 이룬 터와 주변을 말한다. 고살리 인근 지역은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되어 있고, 생태 하천을 따라 자연 그대로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고살리숲길은 난대림의 상록수가 울창해 제주 곶자왈 숲의 원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길 옆으로 흐르는 효돈천 물소리와 함께 느긋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고살리 숲길 트레킹 프로그램도 있어 편도 2.1km를 걸으며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다.
걸서악오름은 서쪽에 효돈천이, 동쪽에 하례천이 흐르고 있는 야트막한 오름이다. 오름의 모양이 살쾡이를 닮았다고 해서 연유한 이름인데, 실제 이 오름에는 살쾡이들이 많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걸서악오름 주변에는 감귤밭이 조성되어 있어 감귤 꽃이 피는 계절에는 온통 향긋한 향기가 가득하다.
멸종위기 식물인 개가시나무 복원지로 유네스코에서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정상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있어 인근 지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