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심을 관통하는 산지천은 제주 도심의 문화공간이자 도민들의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과거에도 산지천은 제주 성안에서 가장 큰 식수원이자 생활의 터전이었다. 하지만 태풍이 닥치거나 큰 비가 쏟아지면 크게 범람해 극심한 피해를 입기 일쑤였다. 이에 1780년 제주에 부임한 김영수 목사가 수해를 막기 위해 산지천 서쪽을 따라 간성(성곽 사이에 쌓은 성)을 축조했는데, 이때 수해를 막아달라는 기원을 담은 조천석을 세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천석(朝天石)은 길이 90㎝, 너비 31㎝ 크기의 현무암 석상으로 산지천 광제교 근처 경천암 위에 세워져 있다. ‘조천’이라는 말은 ‘하늘을 우러러 뵙는다’는 의미로, 산지천의 잦은 범람을 막고 마을의 안녕과 액운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경천암 역시 ‘하늘을 받쳐 하늘에서 쏟아지는 재앙을 막는다’는 뜻을 갖고 있다. 경천암과 조천석은 현재 산지천에 복원되어 있으며, 조천석 진품은 제주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산지천의 범람을 막아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옛 선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조천석에 고스란히 남아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