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음식문화는 환경적인 차이로 육지와는 많이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논농사가 어려운 환경이어서 쌀 대신 다양한 잡곡류를 활용한 음식이 많고, 겨울에도 따뜻한 날씨 덕분에 저장 식품의 필요성이 적어 김치와 젓갈류 등 저장음식이 다양하지 않다.
조리법도 단순해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편이다. 특히 모든 식사에 국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이는 거친 잡곡 위주의 식사를 보다 부드럽게 넘기기 위한 배려라고 보고 있다. 대부분 짧은 시간에 끓여내는 국으로 주로 생선, 해조류 등 해산물을 이용했다.
보신용이나 중요한 행사용으로 아강발(돼지족)국, 접짝뼈(돼지뼈)국, 소고기국 등 고깃국도 끓였지만 보통은 재료를 구하기 쉬운 갈치국, 멜(멸치)국, 몸(모자반)국을 많이 먹었다. 맑은 국 종류만 빼고는 거의 대부분이 된장을 풀어 맛을 냈는데, 된장 역시 육지와 달리 숙성 기간이 짧은 날된장을 쓴 것이 특징이다.
제주의 국 문화 중 가장 개성 있는 것은 냉국 문화다. 날된장을 냉수에 풀어 초를 곁들이고, 거기에 해조류를 넣어 만들었는데, 얼음이 없던 시절에도 냉국은 갈증을 한 방에 날려주고 흘린 땀을 보충해주는 좋은 여름 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