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장은 연안해역의 일정 수심에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해조 군락지인 바다숲을 일컫는 말이다. 제주바다에는 대표적으로 종자식물이자 유일하게 꽃을 피우는 해초인 잘피와 해조류인 톳 · 우뭇가사리 · 모자반류 · 미역과 감태 등이 있다. 해조장은 바다 속 생물들에게는 은신처이자 산란의 공간이 되어주며, 질소와 인 등의 영양염을 흡수해 광합성 과정을 거치면서 바닷물의 정화와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존재 자체로 연안 생태계를 지탱하는 힘인 것이다.
더불어 제주해녀들이 채취하는 전복, 성게, 소라 등의 주요 먹이가 되는 것 역시 해조장이다. 해조장이 존재함으로써 소형 생물을 먹이로 하는 어류들도 모여들기 때문에 생물의 다양성과 생산력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제주바다의 해조장은 수산업 측면에서나 연안생태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만큼 높은 생산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 해조류가 자라고 있어 영양염을 다량 흡수하고, 잘피와 같은 해초가 모래에 뿌리 내려 해저의 저질을 안정시켜주고 있기도 하다. 이는 파랑 등으로부터 모래가 이동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생태적 가치가 높은 해조장이지만 해가 갈수록 갯녹음*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연안 매립과 육상개발에 따른 토사 유출 등에 의해 해수의 투명도가 낮아지면서 광합성이 잘 이뤄지지 않다보니 해조장이 발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 온도 상승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농약 등의 화학물질과 유해물질로 인한 수질오염까지 더해지며 해조장이 유실되고 있는 것이다.
* 연안 암반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 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
갯녹음 현상
바다의 사막화
제주도는 해조장 재생과 복원을 위해 2007년부터 해중림 조성사업을 시작했으며, 해양수산부 역시 연안생태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바다숲 조성’ 사업을 대규모로 진행 중이다. 2009년부터 해조류 이식, 자연암반 개선 등 인공조성해역을 확보하는가 하면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바다숲인 천연해조장을 보호·보전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바다의 해조장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단체 그리고 도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해조장은 단순히 바다생물의 서식공간만이 아니라 바다의 청정함과 풍요를 지켜내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