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0.5ℓ 제주삼다수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4팀 고용훈 팀장입니다. 1997년 12월 입사해 제품 생산 업무를 맡았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다 해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공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했죠.
- Q제주삼다수 본격 출시 준비가 한창일 때겠네요. 이 병마개를 보관하시게 된 사연이 궁금합니다.
- 제가 입사했을 때 ‘한라산수’라는 네이밍으로 병마개를 만들었고, 돌하르방이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병마개도 있었습니다.
당시 제주라는 특성을 잘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 네이밍이 검토되고 있었고, 제주도와 공사, 판매 대행사와 논의 끝에 ‘삼다수’라는 이름으로 결정됐지요. 그렇게 제주삼다수가 본격 출시되면서 어느새 한라산수 병마개가 폐기되어 없어졌더군요.
좀 아쉬운 마음에 몇 개를 찾아서 기념으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념 삼아 보관했는데,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나중에 병마개 설계를 바꿀 때마다 검토용으로 요긴하게 썼거든요.
↑ 브랜드명 ‘한라산수’로 제작된 병마개
- Q현재의 병마개가 나오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으셨을텐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 초기 병마개는 제주삼다수를 개봉하면 캡에 밴드가 붙어서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밴드가 길게 붙어 있는 것이 불편했던 소비자들이 손으로 뜯어서 밴드를 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2000년도로 기억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봉투 한가득 밴드를 담아오셔서 민원을 제기하신 일이 있었어요. 한라산을 등반하면서 소비자들이 뜯어 버린 밴드를 모아오신 거죠. 이 일로 환경 오염 문제가 있다는 걸 인지한 후 수억 원을 들여서 과감히 캡의 구조를 전면 변경했습니다. 지금처럼 개봉하면 밴드가 분리되어 병목 부위에 남도록 한 것이죠.
두 번째 변화는 2008년에 있었습니다. 제주삼다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속생산체제를 갖추게 되었고, 그에 맞게 효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병마개 중량과 구조 개선을 했습니다. 초기 중량보다 0.3g을 줄이며 크게 감량했지요.
- Q아카이브 JPDC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 제가 보관하지 않았다면 벌써 사라져버렸겠지만, 제가 항상 보관할 수 있다는 기약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모전이라는 기회를 통해 공사의 역사 중 한 조각으로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모전에 냈지요. 공사의 역사를 보관하는 것이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라를 빼앗긴 민족은 독립과 투쟁으로 나라를 되찾을 수 있지만, 역사를 잃어버리면 복구될 수 없는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니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이런 공사의 역사를 모으는 노력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공사의 역사를 기록한 역사관이나 박물관 설립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 한라산수 병마개는 지난 4월 아카이브 JPDC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 Q지금도 무라벨 제품 출시 등 친환경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현장의 변화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배로서 조언이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과 관련된 친환경 이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페트병의 디자인과 무게 또한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요, EU는 2024년 7월부터 음료 포장용기 마개 규제를 통한 페트병 뚜껑 일체형 의무화 규정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페트병 음료 뚜껑이 개봉 후에도 용기에 부착되어 있는 구조로 변경되는 것이죠. 또 플라스틱 대체 물질 개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관건은 무게를 줄이고 수거한 용기를 재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무게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실제 유럽에서는 재생 PET 사용과 용기를 여러 번 재사용하는 방법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고요. 우리 공사 임직원들도 부서 업무에 국한되지 말고 친환경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많은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공사는 병마개, 페트병 등 플라스틱과 관련한 친환경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 Q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19가 1년 반 동안 이어져 오면서 모든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 견뎌온 것처럼 방역수칙과 개인위생에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날을 기약하며, 아자아자 파이팅~!
삼다 제주와 함께하는 즐거운 이야기, 삼다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