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제주 나들이

곶자왈이 준 선물, 대정샘물 이야기
서귀포시 대정읍은 4개의 마을(무릉리, 신평리, 보성리, 구억리)에 약1,546,757㎡ 규모의 곶자왈이 분포되어 있어 늘 푸르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천혜의 자연 곶자왈은 마을 곳곳에 깨끗한 샘물을 나누어주고 있는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속에도 등장할 만큼 오래도록 마을 사람들의 생명수가 되어주고 있다.
글. 이삭 리포터즈 사진. 전순정
삼다 제주흐르는 제주 나들이 인쇄

두레박으로 떠먹는 물,
드레물

대정고을(현 대정읍의 인성, 안성, 보성)의 지형은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이라 한다. 모슬봉은 옥녀의 형국이고 금산은 거문고의 형국이어서, 모슬봉의 옥녀가 금산의 거문고를 타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고을 안에는 드렁물(드레물)이라는 샘물이 대정현성 안쪽인 추사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두레박으로 떠먹어서 두레물이라고도 불렸던 용천수는 지금은 대정우물터로 이름 붙여져 있었다. 이 물은 이 옥년의 하문(下門)이라고도 불렸다. 대정고을의 현감(現監)이나 군수가 선정을 베풀면 물이 콸콸 솟아나고, 만일 악정을 베풀면 그 물이 일시에 말라 버린다고 전해진다.

대정우물터
↑ 대정우물터
드레물
↑ 드레물

단산 아래 늘 넉넉한 생명수,
세미물

행정구역상 안덕면에 속하지만 위치가 대정읍 경계에 있으며 대정향교 옆에 있는 용천수이다. 세미물은 대정현 안에 두레물이 자주 말랐기 때문에 그때마다 길어다 먹었던 아주 고맙고 중요한 생명수 중 하나였다. 세미물은 3개로 나누어 구분되어 있다. 첫 번째 물은 음용하는 식수로 사용했고 두 번째 물은 쌀을 씻고 야채를 다듬는 공간, 세 번째 물은 빨래를 하거나 가축이 물을 마시거나 농업용수로 사용했다. 세미물은 제주도 용천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곳으로 물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마을 사람들은 규칙을 잘 지키며 지혜롭게 물을 사용하였으며 아껴 쓰고 귀하게 여겼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3개로 나뉘어 있는 세미물
↑ 3개로 나뉘어 있는 세미물
세미물 표지석
↑ 세미물 표지석

다리에 갇힌 용천수,
신영물

조선 영조 때 한 풍수가가 물을 떠 마시고 ‘물맛이 참 좋아. 신령이 보내는 물 같구나.’라고 한 이야기가 전해지며 붙여진 이름이다. 20세기 모슬포 축항이 어업 전진기지가 되고, 1923년 오사카 항로 개설, 1933년 면사무소 이설, 1940년 목포 항로 개설 후 행정중심지의 식수원이 되었다. 6.25 전쟁 때 주민과 피난민의 식수원이자 육군 제1훈련소 훈련병들이 빨래터로 활용했는데, 90년 대 매립사업으로 옛 신영물 풍경은 사라졌다.

신영물
신영물
↑ 신영물

주민들의 쉼터,
산이물

산이물이란 ‘캔돌목’과 ‘산이물개’ 사이 구석진 바다에 원시 어로의 한 형태로 돌담을 쌓아 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포획하는 시설인 <원>을 설치한 데서 연유한 이름으로 선인들의 삶의 흔적이 잘 남아있다. 하모체육공원에서 올레길 11코스를 걷다 보면 1Km도 채 되지 않아 만나게 된다. 바로 옆에는 제주의 전통시장인 대정오일장이 있고 산이물 공원까지 조성되며 관광지이자 마을 사람들을 위한 쉼터로 재탄생했다.

산이물
산이물
↑ 산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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