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는 경주 화백 컨벤션 센터에서 8월 29일부터 시작되어 장장 5일 동안 진행됐습니다. 4개의 발표장에서 각 분야에 참가한 팀들이 순서대로 한 분임조당 발표 15분, 질의응답 10분으로 총 30분 동안 발표하며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저희 뿌리 분임조가 참가한 TPM(Total Productive Maintenance) 분야와 T.O.P. 분임조가 참가한 자유 형식은 9월 1일부터, 유니온 분임조는 9월 2일부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경주에 도착해 보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러 대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중소기업 수십 개의 기업이 각자 자신들의 유니폼을 입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분주하게 발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발표 결과가 나오는 곳에서는 때론 환호성이, 또 때론 탄식이 나오며 발표 결과에 따른 희비를 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거의 1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공사의 경우 연말에 ‘사내 TPM 발표 대회’를 합니다. 이때 한 해 동안 각 분임조에서 달성한 실적과 개별 개선 사항들을 발표하여 3등 안에 들어야만 그다음 해 5월에 있을 ‘제주도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이 도대회에서 최우수상 이상의 결과를 받아야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희가 달성한 실적을 15장 이내로 작성해서 제출하는 ‘문집’이라는 것이 심사 결과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데요. 이 문집 작성을 위해 그 분야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수백 번 퇴고 과정을 거쳐 최종 작성합니다. 전국대회가 열리기 한 달 전 문집 제출이 마감됩니다. 그 다음에는 대회 전까지 문집을 바탕으로 발표 PPT를 만들고, 그 PPT를 배경으로 발표 시나리오를 작성해 발표 준비를 합니다. 아나운서처럼 입에 볼펜을 물고 발음 연습도 하고, 무대에서의 감각을 최대한 익히기 위해 공사 영상관을 대관하여 실전처럼 연습합니다. 그렇게 밤낮으로 끊임 없이 연습을 하고 또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 분임조 팀장님과 본부장님 그리고 이사님께 최종 리허설을 하고 피드백을 받은 다음, 마지막 수정을 거쳐 전국대회에 참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희가 이렇게 힘들게 대회 준비 하듯이 다른 회사들도 열심히 준비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결과에 따라 그들이 느끼는 감정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발표일 전날에는 다른 회사의 발표를 바라보며, 대회 예행연습을 머릿속으로 해보고, 어떠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지도 잘 참고를 해가며 다음날의 저희 차례를 준비하였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첫 순서는 자유형식의 T.O.P. 분임조입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한 걸 알기에 발표를 잘 마무리하도록 박수로 응원을 전했습니다. 제 응원이 닿았던 걸까요? 연습과는 비교도 안 되게 떨지 않고 잘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발표장을 떠나는 T.O.P. 분임조의 모습을 보니,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라는 속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오전에 T.O.P. 분임조의 발표가 끝나고 오후 4시쯤 필자가 포함된 뿌리 분임조 발표순서가 되었습니다. 발표 직전까지 연습하고,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렇게 발표 시간은 다가왔고, 드디어 무대에 올랐습니다. 1년 동안 준비하면서 꿈속에서 그리던 모습들이 실제 눈앞에서 펼쳐지니, 자동으로 다리가 떨려오고 심장도 빠르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찔한 정신을 간신히 부여잡고 연습한 대로 발표를 했습니다.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발표 시간이 찰나처럼 흐르고 마무리 인사를 끝으로 고개를 들고 보니, 그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느낌이 들었고, 뭔가 해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쓰나미처럼 휘몰아쳤습니다. 정신 없는 와중에도 마음 한쪽 편에는 그동안 대회 발표를 같이 준비한 동료! 생산1팀 강태헌 군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항상 저보다 어른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멋진 동료였기에 둘이 잘 의기투합하여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지면을 빌려 정말 고맙고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첫 발표 날의 좋은 기세를 몰아 그 다음 날에 있는 유니온 분임조도 발표를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최종결과 설비자재팀 유니온 분임조 금상, 생산1팀 뿌리 분임조 은상, 생산4팀 T.O.P. 분임조 동상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모든 분임조에게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때로는 외로웠고, 쓸쓸했지만 주위에서 도와주는 동료가 있었기에 이렇게 묵묵히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많이 배웠고, 앞으로도 더 발전해서 대외적으로 우리 제주개발공사를 더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