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닥한 제주 마을

제주의 관문 섬머리 마을 도두동
제주시 도두동
용담서해안로(용담이호드라이브 코스)의 부드러운 해안 곡선을 따라 제주국제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 그곳에 제주의 관문 섬머리 마을 도두동이 위치한다. 도두동은 제주의 북서해안에 위치하며 도두1동, 신사수, 신성, 다호 등 4개의 자연 마을이 있다. 도두봉(도들오름,도원봉)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청명한 한라산이 지켜 서 있고 북쪽으로는 너른 바다가 감싸 안고 있는 해안마을이다. 해안을 따라 금세 마주할 살랑대는 바람과 진초록 바다와의 기분 좋은 눈 맞춤은 상상만 해도 상쾌한 스트레칭이 된다.
글, 사진 김윤정 여행작가
제주 공감곱닥한 제주 마을 (아름다운 제주 마을)
제주의 관문 섬머리 마을 도두동 제주시 도두동
용담서해안로(용담이호드라이브 코스)의 부드러운 해안 곡선을 따라 제주국제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 그곳에 제주의 관문 섬머리 마을 도두동이 위치한다. 도두동은 제주의 북서해안에 위치하며 도두1동, 신사수, 신성, 다호 등 4개의 자연 마을이 있다. 도두봉(도들오름,도원봉)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청명한 한라산이 지켜 서 있고 북쪽으로는 너른 바다가 감싸 안고 있는 해안마을이다. 해안을 따라 금세 마주할 살랑대는 바람과 진초록 바다와의 기분 좋은 눈 맞춤은 상상만 해도 상쾌한 스트레칭이 된다.
글, 사진 김윤정 여행작가

아름다운 숨은 비경 도두봉

해안선을 끼고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저 멀리 아담한 도두봉이 보인다. 도두봉은 바닷가에 자리 잡은 약 높이 65m, 둘레 1,092m의 원추형 오름으로 2009년 7월 제주시가 선정해 발표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중 하나이다. 도두봉은 바다를 배경으로 도드라져 보인다 해서 ‘도들오름’이라고 불렸다. 한자 표기로 ‘도두봉’이라 한다. 도두봉은 도두마을의 상징으로서 오랜 세월 동안 주민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액운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도두봉은 야트막한 오름이지만 이곳에는 도원봉수(도두봉수)대터, 진지동굴, 도두본향당(오름허릿당), 포제단 등 중요한 역사문화 유적이 소재하고 있다. 바다를 끼고 산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도두봉은 도심 속 오름으로 마을과 바로 접해 있고 경사가 완만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오르기가 아주 쉽다. 그렇다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짧은 시간을 걷고도 제주의 어느 오름 못지않게 빼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제주공항과 거대한 한라산, 태평양과 맞닿은 광활한 바다, 영주십경과 견준다는 아름다운 저녁 일몰과 새벽 일출, 도두항과 도두 마을 전경, 시가지의 야경 등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감동이 배가 된다.
  • 제주의 숨은 비경으로 꼽히는 도두봉 정상 ↑제주의 숨은 비경으로 꼽히는 도두봉 정상
  • 제주 시내를 바라보는 도두봉 야경 ↑제주 시내를 바라보는 도두봉 야경
  • 도두봉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 ↑도두봉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

물이 있는 곳의 모래, 몰래물

몰래물쉼터와정 지용시비
↑몰래물쉼터와 정지용시비
용담 바다와 도두 바다의 경계 지경에 선다. 이곳이 바로 도두이고 또한 정지용의 ‘고향’ 시비가 기다리고 있는 몰래물이다. 예부터 제주 해안에는 용천수가 솟아 나와 식수가 해결되는 곳에 취락이 형성되었다. 도두동은 오래물, 마구물, 홀캐물, 엉물 등 물이 샘솟는 땅이다. 물론 흙도 으뜸인 땅이었다.
몰래물은 ‘물이 있는 곳의 모래’ 또는 ‘모래나 자갈이 있는 곳에 솟는 물’이라는 의미로, 한자로 ‘사수(沙水)’라고 했다. 1702년(숙종 28)에 제작된 [한라장촉]에 ‘니을포(泥乙浦)’라 기록되어 있었던 곳으로 오랜 역사의 마을이었으나 1979년 제주국제공항 제3차 확장 공사로 마을이 사라졌다. 주민들은 인근 마을로 뿔뿔이 흩어졌고 1998년 4월 옛 주민들이 몰래물향우회를 창립하여 1999년 해안도로 엉물 언덕에 몰래물 쉼터를 조성하고 그리운 고향을 추억하고 있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정지용 시인의 ‘고향’ 시비를 찬찬히 읽어 내리고 몰래물 바닷가를 잠시 서성인다. 괜한 감성이 솟아오른다. 이젠 이곳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놀랍게도 바닷가의 용천수는 깨끗이 흐르고 있다. 폐촌된 마을의 물이 여전히 마르지 않아 몰래물의 향수를 잊지 않게 한다. 고향에 돌아와도 샘솟는 물은 그대로니 참 다행한 일이다.
사수포구낚시
↑사수포구낚시
무지개도로
↑무지개도로

알록달록 사진 찍기 좋은 무지개 도두해안도로

물이 맑고 파도가 잔잔한 사수포구의 모습이 보인다. 노천탕인 홀캐물로 유명하고 옛 제주 포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사수포구는 한적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낚시꾼 일행이 지금 벵에돔, 졸돔이 많이 낚인다며 서둘러 방파제로 향한다. 생기발랄한 무지개색이 쭉 뻗어 있는 도두 바다를 따라 걷는다. 이 도로에 서면 그냥 젊어지는 느낌이다. 두 팔을 벌려 씩씩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무지개는 도두봉까지 뻗어 있다. 무지개 도두해안도로는 도두봉과 도두항을 찾아가기에 바쁜 여행객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장소이다. 하지만 다음에 도두를 찾게 되면 잊지 말고 차를 세우고 꼭 걸어보자. 이렇게 한적하고 청명한 도로가 어디 또 있을까? 복잡함도 없고 부딪힘도 없다. 걷기가 즐겁다. 색상이 알록달록 예쁘게 뿌려진 이 도로에서 무지개색을 칠하며 인생 샷 한 장은 남겨도 좋다. 벌써 연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다정한 젊은 연인의 모습에 덩달아 행복함이 밀려든다.

볼거리, 즐길거리, 그먹거리 풍부한 도두항

  • 도두마을과 한라산이 또렷한 도두항 전경 ↑도두마을과 한라산이 또렷한 도두항 전경
  • 해녀들이 바다로 들어가는 길목의 해녀 탈의실 ↑해녀들이 바다로 들어가는 길목의 해녀 탈의실
  • 만선과 무사귀환을 비는 해신당 소득모실 ↑만선과 무사귀환을 비는 해신당 소득모실
도두항교에 올라서서 보니 쭉 뻗어 내려오는 물길 너머로 도두 마을과 한라산이 함께 또렷하다. 도두항에서는 도두봉을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유람선, 요트, 낚시어선이 즐비하여 아름답고 즐거운 바다 체험을 할 수 있다. 한라산과 도두봉이 안갯속에라도 갇히는 날에 방파제 끝에 서서 도두 마을을 바라보면 이곳이 제주가 아닌 듯 보일 때가 왕왕 있다. 그만큼 도두항에는 제주의 다른 곳 풍경과 다르게 이색적인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또한 시원한 물회를 비롯해 해산물 먹거리까지 소문이 나있어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찾아오는 이가 끊이질 않는다.
도두항에는 해녀들이 바다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해녀 삼촌들이 물질 들어가는 바다 근처에는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해신당 소득모실도 자리 잡고 있다. 소득모실은 바다를 관장하는 신성한 곳으로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 만선과 무사귀환을 비는 바다신을 모시는 해신당이다. 해신당 뒤로는 제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도두봉의 신기한 관입암도 관찰할 수 있다. 여기까지 와서 짙은 초록이 반짝이는 바다에 풍덩 빠져 등대를 마주하고 있는 도두봉을 안 보고 가면 내내 아쉽다. 아쉬움을 남겨 둘 수는 없다. 발걸음이 무겁더라고 도두 바다와 이호 바다가 만나는 방파제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자연이 만들어낸 진초록이 이토록 아름다운 색이었구나! 그 짙은 초록 바다에 풍덩 빠져 있는 도두봉의 풍경이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곱다.

오방에서 물이 솟는 마르지 않는 오래물

도두 마을은 예로부터 물이 풍부하였고 용천수가 마르는 날이 없다. 가뭄 때에는 물이 부족한 인근 주민들에게 물을 나누어 줄 정도로 물 인심이 좋기로 소문이 난 곳이다. 도두항을 빠져나와 도두1동 마을의 벽화 길을 찬찬히 따라 걷는데 거리에서도 물 흐르는 소리가 생생하다. 집 마당, 길거리에서도 물이 넘쳐나는 것이 보인다. 신기한 광경이다. 그만큼 깊은 땅속으로부터 물이 샘솟는다. 도두동 곳곳에 있는 용천수 중에 대표 명물은 오래물이다. 오래물은 도두봉과 더불어 ‘제주시 숨은 비경 31'중 하나로 증보탐라지(1765년)에 오래천(午來泉)은 샘물 맛이 매우 달고, 수맥은 오방(五方·다섯 갈래)으로부터 솟는다 해서 ‘오래물’이라고 불려지게 됐다고 기록이 전해진다.

벽화
↑벽화
오래물
↑오래물
‘여름도 아닌데 사람들이 있을까?’하며 오래물로 들어갔는데 동네 삼촌들이 한 명 한 명 차례차례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된장국 끓일 나물을 씻으면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는 모습이 참 정겹다. 물이 차갑지 않으니 만져보라 한다. 다들 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정말 이렇게 콸콸 솟아나는 물을 보는 것은 참 오랜만이다. 마을을 걷다 보면 이름난 물들도 종종 오염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될 때가 많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물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이렇게 깨끗하게 물이 지켜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했다.

머물러 있는 시간이 행복한 도두동

매번 같은 곳을 찾아도 길은 항상 새로운 길이다. 도두동도 그렇다. 길을 걸으면 항상 새로운 길 새로운 여행처럼 느껴진다. 도두동에 오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3차에 걸친 제주공항 확장과 하수종말처리장 건립 등으로 마을 주민들이 겪어낸 고통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알고 있고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편안한 삶과 여행을 즐길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괜히 마음 무거워질 필요는 없다. 도두동은 지금 활력이 넘친다. 도두지구 공유수면 매립사업으로 새로운 주거지역과 지역상권이 형성되어 인구가 증가했고 해안도로가 개설되면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증가하고 해양레저 체험 명소로도 유명해졌다. 또한 제주시의 숨은 비경 도두봉과 오래물은 전국에 알려진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는 도두봉 일원에서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해맞이 행사가 열리고, 매년 여름철이면 도두의 명소 ‘오래물’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오래물수산물대축제를 개최하고 각종 체험행사를 통해 매년 수많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도두동에 머물러 있는 시간들은 조급하지 않아 편안하고 행복하다. 천천히 충분히 보고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진초록 바다와 한라산, 아담한 오름, 사방에서 샘솟는 물, 무지개 해안도로, 마을 안 벽화 돌담길, 높지 않은 야트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서로 어우러져 기대지 않았던 멋진 풍광을 만든다. 도두동에 머물러 있는 시간들은 항상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에 놀라고 새롭지 않은 곳인데도 늘 새로워 발걸음이 즐겁다.
↓도두1동 마을
도두1동 마을 신사수마을 전경
↑신사수마을 전경
삼다 제주와 함께하는 즐거운 이야기 삼다소담

QUICK MENU(12)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삼다소담 웹진 구독신청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매월 흥미롭고 알찬 정보가 담긴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드립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구독신청을 취소하시려면 아래 [구독취소신청] 버튼을 클릭하신 후 취소신청 이메일을 작성해주세요. 구독취소신청

삼다소담 웹진 구독취소

삼다소담 웹진 구독을 취소하기 원하시면 아래 입력창에 구독신청하신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 후
[구독취소] 버튼을 눌러주세요.
구독을 취소신청하신 경우에는 다음 익월 발행호부터 해당 이메일로 뉴스레터가 발행되지 않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구독신청으로
TOP